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23 – 수상쩍은 하루

2015.02.19 23:24:49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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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이 숨어있던 복병 나타나 시간 낭비하고 내 할일 못하고 잠 잘시간을

만났다. 이럴때 나는 ‘수상쩍은 하루’라고 부르면서 투덜거린다.

아침에는 잘 나갔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서 7시에 출근을 했고

어제부터 시작된 새 시스텀을 자꾸자꾸 익혀야 했다. 본사에서도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이 한 것들도 미비한 것이

자꾸 튀어나온다. 잘 못된 것들을 하나 둘 다 적어 테크니션에게 연락하여 바로

잡아야하니 아직 완성품은 아니다.

며칠 그림을 못 그려서 마음잡고 저녁시간을 떼어놓았는데 이게웬걸.

밤에 일이있다고 직원이 나를 불러낸다. 아직 일이 서툰 두 사람들이라 달려가야했다.

그럭저럭 마감시간까지 있는데 walking cooler 천정에서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마도 어제 부터 였던 것 같다. 어쩐지 냉장고를 들락거릴 때 평소때 처럼 차갑지

않았던 기억이 튀어나온다. 아플싸. 밖에 온도계를 보니 섭씨 47다. 10도가 더

올라가 있다. 이 밤중에… 걱정할 시간도 없이 사장님께 연락해야 했다.

사장님은 만물박사다.

헤어 드라이기를 빌려달라더니 사닥다리를 놓고 냉장고 꼭대기에 올라간다.

더운 바람을 일으켜 위에 달라붙어있는 얼음을 녹이는 과정이다. 헤어드라이기가

자꾸 꺼지는데 extension 이 너무 약한 탓이란다. 우리집에 두꺼운 extension 이 있어

다시 집으로와 갔다드리고 나온 시간이 밤 11시 반이다.

나야 집으로와서 잠 잘 준비를 하건만 사장님은 홀로 드라이기를 돌리면서

이 밤에 얼음을 뜯어내고 있다.

사업을 잘 이어 가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수상쩍은 하루로 시달렸지만 그래도 몸 성히 지난 것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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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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