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27 – 두 여인을 흐물거리게 만들다

015.02.23 22:44:1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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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에 있었던 인스팩터가 온 날이다. 간 밤 12시에 잠 옷을 벗어
던지고 다시 옷을 갈아입고 샵으로 뛰어가서 온도에 이상이 없는지 첵업했다.

청소야 늘 깜끔한 상태이기 때문에 별로 걱정은 안 하지만 온도는 갑자기

오르거나 내려가지 않으니 철저히 단속해야 하는 덕목이다. 특별히 요즈음

냉장고 상태가 고르지 못해 노심초사 염려하고 있던 차다.

시간맞춰 들어오는 새로바뀐 여자 인스팩터는 완전 패셔너블한 멋쟁이다.

높은 구두까지 색깔맞춰 신고 날씬한 허리에 볼륨있는 몸매가 죽인다.

매력적인 다리에 단정한 정장, 여자인 내 눈에도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다닌다.

컴퓨터를 끌고 들어오는 그녀를 보면서 내가 고운 탄성을 지르면서 말했다.

“어마나, 당신은 직업을 잘 못 택었어요.”

깜짝 놀란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왜? 냐는 표정이다.

“당신은 모델로 나가야지 서브웨이에서 일 할 인물이 아닙니다.”

“으하하하” 그녀가 크게 웃으면서 내가 자기를 너무 추켜 세운다고 하면서도

기분좋은 얼굴이다. 내가 “아니요. 나는 진실을 말 할 뿐이지요.” 라 말했더니

실은 자기는 늘 외모에 신경쓰고 산다고 말 한다.

올커니 그렇다. 여자란 필시 그래야 한다. 사실 얼굴은 보통 그럭저럭 생겨도 이 여인처럼

어딘가에 사람의 기를 팍~ 죽이는 야심찬 모습이면 얼굴 못 생겨도 다 넘어간다.

인스팩터가 자기 일을 하는 동안 나이 한 육십은 될 듯 한 여자 손님이

계산대에서 돈을 내는데 머리에 토끼 처럼 동그란 클립을 얹어놓고 있다.

내가 “당신 너무 즐겁게 사는 군요.”라 말해주었더니 신이나서 목걸이를

보여주면서 이게 무슨 말이냐 해석을 해 달라고 한다. 목걸이는 구리에 구멍이

뚫려있고 글짜는 한문인데 옛날 돈인 것 같다. 우리 눈에 익혀있는 복, 행, 수 뭐

이런 것이면 금방 말 해주겠는데 괴상한 한문이라 읽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여인을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말해 주었다.

“아, 이거요. 당신 생애에 다시 한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뜻인것 같네요.”

그녀는 눈이 동그래 지더니 “와, 와, 난 widow인데 귀가 번쩍하네요. 금년 5월에

친척들 결혼식이 있는데 그때 혹 누구를 만나려나? 아님 내가 설쳐봐야겠어요. 흐 흐 흐”

세상에~

내게 돈 거래 없는 사기성이 있나? 기분좋은 사기꾼 !

곁에서 내 말을 듣던 사장님이 우리 메니져 오늘 두 여자 흐믈흐물하게 만들었다며

얼굴을 가슴에 묻으며 허허허 재미있는 듯 웃음친다.

내친김에 어디 남자들도 흐믈흐믈흐믈 무너지게 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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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3 Invermer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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