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경을 오늘 처럼 힘들게 넘은 적이 없다.
필시 무슨 곡절이 있는 모양이다. 주 중이고 아직 철이 바쁘지 않은 때라서
쉽게 국경을 패스 할 줄 알았던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세 줄이 그린 불이 켜 져 있었는데
일이 그렇게 될려고 그랬겠지만 내가 선 줄이 더 꼼짝을 안 한다. 이게 바로 운명인가보다.
인내로 지루함을 달래면서 한 발짜국씩 다가가서 바로 내 차례가 됐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내 여권을 내 밀었다. 가져 가는 물건도 없고 내 옷가지 몇 개
컴퓨터 한 대 그리고 친구가 가다 먹으라고 사과 잘라 넣어준 것과 집에서 만든 밤 과자와
된장 조금이다. 차 안에 있는 것을 다 말하니 가는 목적지를 대라고 한다.
아들 집 주소가 적힌 종이를 채로 보여 주었더니 여기 오딘 맥주회사가 당신 아들이
경영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말 하니 아들 이름을 묻는다. 거기 적혀 있지 않냐고
대꾸하면서 나는 왕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뭐냐 이건? 내가 내 자식 이름까지 대면서 미국을 들어가야 하나?
자동차 뒤를 열어주니 휙 둘러보고는 주황색 종이 한 장을 창문에 붙이면서 조사를
받으라고 한다. 뭐야 시끼~ 이렇게 중얼거려보았지만 순순히 말 들을 수 밖에는.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온 죄인처럼 차들이 조사를 받는다. 여권과 오렌지 딱지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줄을 서 있는데 모두들 표정들이 어리둥절 하다. 얼굴 생김새를 보니
나 처럼 이방인들이 거의다다.
어느 사람은 비행기 시간이 급하다며 안절 부절이지만 오피서 들은 예의 꼼짝없이
돌 처럼 굳은 표정들이다. 딱지마다 죄목?이 다른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 나는 줄을 서지
않아도 될 뻔 했다. 내 이름이 불리워저 다른 창구로가니 여자 오피서가 종이를 주면서
다시 차 안에 있는 것을 적으라고 한다. 내가 꼼꼼이 다 적어 주었더니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면서 자동차 키를 달라고 한다.
한 10여분이 지났을까 그 여자 오피서가 들어온다. 어디를 가느냐고 묻기에 짧은 휴가차
하루 손녀 베이비 싯 간다고 했더니 “그건 휴가가 아니네요.” 하면서 부드럽게 말하면서
내 자동차 키를 준다. 나가는 길을 아느냐고 묻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여자 오피서 한 사람이 사람처럼 얘기한다.
내 자동차로 가기위해 돌아 나오는 길에 나를 심문한 놈이 자기 임무를 다하고 집에 가는지
들어온다. 쌍판떼기가 완전 “나, 악질” 이라고 쓰여있다. 저놈이 집에가서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저런 낮짝을 할까? 공연히 남의 집 걱정까지 해 본다.
여기 서 끝난 줄 알았는데 프리웨이 5번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또 차단기가 내려져 있고
한 사람의 오피서가 서있다. 과거에는 이런 것을 보지 못했다. 어리둥절하며 “나는
이곳을 나가야 하는데”라고 말하니 그가 야릇한 웃음을 지으면서 너 저 곳 (심문)에 갔다왔냐고 하면서
손가락을 건물 쪽으 향한다. 내가 “I am done” 이라고 말하니 두번이나 묻는다. 나도 두번 똑같은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오렌지 쪽지를 보여 달라고 한다. 방금 나오면서 구석에 쳐 박은 쪽지를
줏어서 손에 들려주니 힘들게 차단기를 열어준다. 시발놈의 시끼들.
진짜 도둑놈
테러리스트를 못 잡고
왜 선한 시민들을 잡을려고 지랄이냐?
느그들이 이따위로 아무 한테나 악하게 하니까
세계의 민족들이 느희들과 원수가 되는 것 아니냐 이놈들아.
오랫만에 귀여운 손녀 만나려고 들떠 있던 마음이 차갑게 달아나 버리고
기분 잡치고 예정시간을 훨씬 지나 아들집에 도착했다. 세상은 왜 이렇게 살벌하게
변해가는가? 처음에 이민와서는 캐네디언이라고 말 하면 패스포드 보여 달라는 말도
안 했었는데 참 슬프다. 나는 미국과 캐나다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오늘부터 오직
캐네디언으로만 살기로 결심했다. 미국쪽에 오줌도 안 깔긴다. 시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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