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와 이틀 시간을 보내면서 내 어린 시절을 떠 올려보았다.
내 어린 시절은 흑백사진이었고 내 아들의 어린 시절은 칼라사진 이었다면
막 시작한 내 손녀의 시절은 시네마스코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꼬마가 운동으로 뛰는 점퍼 밑에도 작은 장난감 에도 숫자와 영어글자가 다 들어있다.
책을 펴면 동물들이 튀어나오고 머리만 돌리면 여기 저기서 동요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이는 아빠가 만지는 TV 리모 콘트롤을 자기 손가락으로 찔러본다.
9개월 반 부터 수영을 시작했는데 엄마 뱃속에서 헤엄?치던 그 기억이 있어 어릴 수록
수영 배우기가 쉽다고 한다. 여간해서 기 죽지 않는 나지만 다섯 살때까지 엄마 젓만
쭐쭐 빨아먹던 나는 손녀의 시네마스코프 라이프를 보면서 기가 팍~ 죽어 돌아왔다.
내 어린 시절에 장난감이라는 것이 어디 있었나? 서 너 살 쯤이었던 것 같다.
소꼽장난을 할때는 붉은 벽돌을 찧어 고추가루를 만들고 조개껍질과 병 뚜껑으로
나물을 담고 가짜 음식을 담곤 했었다. “너는 아빠 나는 엄마하고” 하면서 코 흘리게 머스마와
흙 을 만지며 놀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며늘아이에게 딸이 무슨일을 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시키고 싶은 것을 말하는데
세상에~ 아이 하나 갖고서 자식 열 명 키우는 엄마처럼 이것 저것 줏어 섬긴다.
그 첫 번째가 우주 과학자고 두번째가 운동가라고 말해서 내가 운동가는 너무 스트레스가
많지않냐고 말 했더니 곁에있던 아들이 이 세상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는 그 무엇이 있나고 말 한다.
“아이고
꼬마야
너 살기 힘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