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37 – 이 새는 내게 무엇을 말 하려는가?

2015.03.06 22:34:46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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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똑 똑 ! ! !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깼다.

이른 아침에 누굴까? 더군다나 대문을 열고 긴 길을 걸어들어와야

현관문이 있는데 설마 대문을 따고 들어온 사람이 있을까? 부시시한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현관문에 사람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흠. 뭐지?

순간 파드닥 거리며 창문에 부리와 발톱을 동시에 내리긁으며

새 한 마리가 몸부림을 친다. 잠시 이러다 다른곳으로 옮기겠거니 했지만

새는 쉴새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출근 준비를 하는 한 시간동안

이 새는 나의 시야에서 떠나지 않고 필사적인 날개짓을 해 댄다.

천천히 아침을 먹으면서 생각해니 이 새가 내게 무엇인가를 말 하려는 것 같다.

“내 심정을 이해해 주세요.

나는 지금 곤고해요. 짝을 잃었어요.

나는 살고 싶지 않아요. 인간은 행복해요?

이렇게 이곳저곳으로 먹이만 찾아 돌아다니다 죽을텐데

일찍 죽는다고 누가 서러워나 하겠어요?”

내가 자기의 얘기를 듣는 것을 확인했는지 새는 더 세게 몸을 창문에

부딛히며 내 관심을 끈다.

잠시 내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이

불 보듯 뻔해서 내 손을 자제했다. 하도 요란하게 창문을 긁어대서 밖

긴 작대기로 다른 곳으로 날려 보냈는데 잠시 후 다시 창가로 다가온다. 이런.

얼마나 더 있다가 떠났는지 퇴근해 오니 새는 자취를 감추었다.

혹 마당에 떨어져 있나 뒤져 보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얼마나 답답할까.

아무도 말 할 상대가 없고

홀로 남은 삶을 살아갈 새

누구에게라도 전해야 한다고

아침 일찍 나를 찾아온 새

그러나 나와 너 사이에는

통할 수 없는 긴 벽이있어

창을통해 눈만 껌뻑 거리며 헤어져야 했다

너는 내 지난 세월의 그림자처럼 다가와서

잊었던 상처 한줌 다시 꺼내놓고 훌쩍 가버렸다

홀로인 것은

이처럼 가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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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7 새 한 마리.jpg

파 군단 머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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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7 Green Onion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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