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빅토리아에서 Opus라는 Art Supply 상점에 자주 간다.
탄탄한 캔버스와 유화물감 몇개를 집으면 2~3백울 훌쩍 넘는다.
한번은 캐쉬어가 내게 “본전 나옵니까?”며 나를 쳐다본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니 그녀는 눈이 동그래지면서 “Wow, good for you.” 한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안다. 미술재료 파는 곳에서
일 하는 직원들은 모두 미대 출신들이다. 자기들도 일 해야 먹고 살기
때문에 마음놓고 그림을 그릴 수 없는 형편은 나와 똑 같다.
어영부영 시간을 놓치면 그림 한 점 만들어내기 힘들고 또 작품이
나왔다해도 판매라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지독히 가난했던 화가의 삶을 조명해보자.
1950년대 화가들에게 캔버스와 오일은 사치였다. 그들에게는 종이조차도
축복이었으니 화가 이중섭씨는 종이와 담배값 작품외 캔버스 작품은
단 한 점도 없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가 사랑하는 비운과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은 처절한
고난의 길이었다. 살아서 단 한 점 밖에 팔지 못하고 죽었는데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그의 작품으로 떼돈을 벌고 있으니
죽은 혼령이 아직도 구천을 떠 돌며 슬퍼할 것 같다.
오늘 밤에 그림을 그리면서 내 화실에 쌓여있는 캔버스, 커다란 상자에 편안히
누워있는 오일물감들 한국에 갈때마다 지인들이 한 보따리씩 사다주는
붓등을 쳐다보니 내가 너무 부자인것 같다.
작품에 본전을 따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물감을 부담없이 살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에도 많은 작품 낳아 아프리카에 교실 하나 또
지어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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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바닷가에 나왔습니다. 집에서 늘 함께하는 강아지인데도
바닷가에서 서로 마주보며 마음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Cowichan Bay 7 조금 더 손질 했습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