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54 – 너의 손을 놓는다

2015.03.23 23:19:1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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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정리중이예요.”

“잉? 무슨”

“함께 살던 사람과 헤어지기위해서요.”

“당신 남편요?”

“비슷하지요. 동거인으로 30여년 넘게 살았으니까요.”

“그런데 왜? 조금 더 참으면 안되나요?”
“아, 참고 안 참고의 문제가 아니구요. 그 남자가 너무 나이가 많아서요.”

“그렇다면 더더우기나.”

“나이가 얼마인데요?”

“팔십을 넘겼거든요.”

“당신은?”

“난 육십육세요.”

“어머 좀 많기는 하네요.”

밴쿠버 와이트 롹에서 오래 살다고 2년전에 빅토리아로 들어왔다는 분.

우리 샵 단골이다. 와이트 롹이라면 부자들이 사는 동네다.

그들은 마지막 여정을 빅토리아에서 맞으려고 들어온 것 같다. 십 오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젊었을 때는 별로 모르겠지만 나이들고보니 남자는 이제 완전

패품이 됐다. 여자는 매몰차게 남자의 손을 놓는 중이다.

더 이상 이 남자의 뒷 바라지만하고 마지막 햇수를 낭비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다시 라이선스를 따서 뭔가를 할 계획이란다.

세상에~

이런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정말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 한다.

함께 살던 남자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자기를 이해한다면서 편하게

놓아주겠다고 했단다. 참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인 남자다.

“난 그 남자가 밉다던가 나쁘다던가가 아닌 단지 내게 자유가 필요한 거지요.”

이런 말을 남기고 그 여자 손님은 사뿐이 문을열고 나간다.

내가 함께 일하는 직원 루스에게 그 여자 손님 얘기를 하니까 그 남자(할아버지)

자기가 안단다. 말을 들어보니 나도 아는 분이다. 가끔씩 오면 손이 말을

안 들어서 카드를 내밀면서 우리더러 결제해 달라고 한다. 대단히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손을 제대로 쓸 수 없으니 남의 도움이 필요 할 수 밖에 없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 진다.

그녀는 자기의 자유를 위해 떠나가지만 이 할아버지는 어쩌지?

인간의 변덕.

인간의 이기심.

흔히 쉽게들 말하는 “그져 늙으면 죽어야 해.”라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젊었을 때 돈 잘 벌어 젊은여인과 함께 잘 살았지만 늙으니 그 여인으로부터

배반 당한다. 이 얘기는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해 준다.

불쌍한 할아버부지. 지팡이 집고 천천히 우리샵 문을 열고 들어올때면

내가 더 공손히 대접해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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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to hold your han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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