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에 살고계시는 원로 문인께서 메일을 하나 보내오셨다.

제목이 ‘부활절을 앞두고’다. 이런 글은 하도 많이 보아서 제목만 보고

그렇고 그런 얘기려니하고 읽지 않고 지워 버릴 작정이었다.

오후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컴퓨터에 들어온 메일들을 점검하면서

위의 글을 펴 보는데 지워 버리려던 마음이 사라지고 글을 끝까지

읽게됐다. 글을 중간쯤 읽어 내려가는데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내 오후 낮잠 시간이기도 했지만 침대에 들어가 계속 눈물을 닦아 내야만 했다.

내일일을 다독이기위해 샵으로가서 최종 점검을 하고 돌아오니 밤 11시다.

바로 글을 쓸 줄 알았는데 웬걸, 오후에 절여놓은 배추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배추를 씻고 물을 빠뜨리는 동안 양념을 만드는데 이미 절반은 만들어

놓았지만 내 양념이 워낙 별나서 계속 시간이 흘러간다.

김치 버무린 통까지 다 닦고나니 밤 12시다.

다시 용욱이의 글을 읽는데 낮에와 같이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내가 혼자 사는 공간이 너무 크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잘 지내는 것이 용욱이에게

미안하다. 서로 조금씩도우면 용욱이같은 가족들이 얼마나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다. 용욱이는 분명히 잘 커서 훌륭한 사회인이 될 것을 글을 통해서 느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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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욱이 어릴 때 처럼 내 가난했던 시절을 그림을 올려본다.

용욱이가 내 나이 되었을때 나 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아니 나 보다 훨씬 더 일찍 그런일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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