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잠자는 손님이 두 차례 다녀가서 무척 바빴지만 주말이고
일을 쉬는 날이라 집안 정리를 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구석구석 먼지를 닦고 손님 다녀간 이부자리를 다시 세탁하기 바빴다.
저녁에 “그림을 그려주세요.”라며 사진 한 장이 메일로 전송된다.
사진을 놓고 대강 스케치를 하고 물감을 올리는데 사진을 보낸분은
이곳이 어딘지 무슨 얘기를 하면서 가고 있는지 말 없이 보냈다.
날씨 화창한 여름 어느 날인 것 같고 두 사람은 냅섹을 메고 가벼운 야외로
나온 듯 하다. 사진을 전송 받아 보는 순간 왠지 가슴이 찡하다.
그러나 또한 행복한 뒷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도 함께 느껴진다.
내게는 이런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좋아서 죽도록 사랑하던 사람도
헤어지고나면 그 모든 추억을 불살라 버리는 습관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마지막 사랑했던 이의 몇 안 남아있던 사진도 매몰차게
몽땅 다 지워 버렸다.
“여보, 오늘 날씨 좋지?”
“그러네요. 당신과 함께 나오니 더욱 더 기분이 좋아요.”
“당신은 언제나 내게 아름다운 천사야.”
“어머머… 당신이 내게 얼마나 잘 하는데요.”
“그럴까? 우리 정말 잘 만났지?”
“……” (말 없는 아내)
두 사람의 대화를 상상해 본다.
하늘도 곱고 숲도 평온하다.
길가의 풀들도 싱싱하며 작은 물 웅덩이에서 수초가 자라고 있다.
사진속의 두 사람 따스한 영혼 영원히 간직되기를 빌어본다.
Duncan Sunflowers 손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