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60 – 매일 놀랜다

2015.04.01 00:39:2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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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밤 1시를 조금 넘기고 있다.

하늘에는 달이 둥실 떠 있지만 주위는 새까많다.

그저께는 수영장에서 사건이 일어나더니 어제는 사슴과의 전쟁이 벌어졌다.이틀 전 퇴근하고 마당을 보니 겨우내 물을 흠뻑 먹고 기다리던 튜립 꽃 봉오리가

봉곳이 솟아올라왔다.  와 와~ 탄성을 지르며 내일이면 예쁘게 입을 벌리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왠걸, 어제 퇴근하고 와 보니 튜립 봉오리가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가지가 몽땅 다 부러져 있다.  울음이 터져나왔다. 세상에 이런 나쁜놈들.

작년에 들은 말로 사슴이 튜립 봉오리를 가장 좋아 한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우리 집 등선 아래로 작년부터 집들을 짓기 시작하면서 완공될때까지 우리집과 새 집터사이에

울타리가 없어져 버렸다. 그런것을 미쳐 생각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변을 당하게 됐다.

작년에는 한달 내내 튜립과의 사랑을 나누면서 얼마나 멋진 봄을 보냈나.

오후 3시경이면 내 낮 잠자는 시간이었지만 누울 겨를이 없었다. 울타리를 당장 만들이 않고는

금년의 튜립은 사슴한테 잘 바쳐야 할 판이었다. 탐슨을 불러와 공사장에서 거두어놓았던

철망 뭉치들을 가지고 뚝딱뚝딱 못을박고 줄로매고 야단 법석을 떨었다. 나도 이제는

망치질을 잘 한다.

다행히 오늘 아침에 새로운 봉우리들이 솟아 올라 온 것을 보니 공사가 잘 된 모양이다.

사라진 봉오리들은 약 25개쯤된다.

사슴이 튜립 밭에 오늘 밤에도 못 들어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면서 조심 스럽게 문을 열고

마당으로 향한다. 오~ 궈여운 봉오리들. 새로 씩씩하게 잘 솟아 올라있는 놈들의 사진 몇 장을

찍어 들어왔다.

“요즈음 왜 웹툰 안 그리세요? 매일 새로운 만화 올라왔나 첵업하는데 없네요.

난 그것 보는 것 너무 좋아하는데요.” 어느 독자의 재촉이 있어 이왕 오늘 밤 늦은김에

사슴과의 전쟁 웹툰하나 그려놓고 자리에 든다.

 

Mar 31 Tulip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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