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번개팀 중 한 명이 자주 우리집에와서 밥 신세를 졌다면서
근사한 서양 식당으로 초대를 해 주었다. 그녀는 일년이 서 너 차례 그렇게 내게
기쁨을 주고있다.
이런 저녁은 나도 부엌에서 해방되어 기분이 매우 좋다. 칵테일까지 한잔 하고
들어오니 눈꺼풀이 풀리면서 내 몸은 나에게 묻지도 않고 바로 침대속으로 들어가 어버렸다.
한 참을 자다 화장실을 갈려고 눈을 떠 보니 불도 다 켜놓고 내가 잠들었음을 알게되었다.
이런!
다시 잠을 청하니 정신이 맑아진다. 잠이 안 오면 이런저런 공상의 무리들이 쳐 들어온다.
내 엄마는 생전에 누워서 빈둥 거리는 꼴을 못 보았고 잠 안 오면 일어나라고 하셨다.
얼마나 내 귀에 못이 박혔는지 내 머리는 쇠뇌되어 자동적으로 몸이 벌떡 일어난다.
흠 !
아랫층으로 내려와 부엌으로 들어서니 어제 밭에서 캐 내어 다듬지 못 했던 민들레
한 바구가 눈에띈다. 30분동안 이것을 다듬고나니 다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물기 빠지라고
채에 받쳐놓은 불린 현미다. 후라이 팬을 달구어 이것을 볶기 시작했는데 후라이팬이
달구워지기 시작하니까 몇 놈들이 “앗뜨거~”라며 마구 튀어나온다. 다시 잡아 넣고
또 튀어나오고 나와 승강이를 벌린다.
내가 이 놈들에게 하는말이 “이놈들아 네 놈 들이 튀어 나와 도망가 버리면 첫째는
농부들에게 미안하고 둘째는 내게 미안하고 셋째는 네 자신들이 자신의 사명을 다
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겠니?”라며 꾸지람을 주었다.
인간도 마찬 가지일 것이다.
잘 났다고 이웃과 어울리지 못하고 튀기만 하면 누가 가까이 갈 것 인가,
그런 사람은 고독과 친구하고
이웃과는 멀어지며 스스로 나는 불행하다고 믿고 쓸쓸한 삶을 살다 갈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현미를 볶으면서도 삶의 철학 하나를 깨닫게 된다.
그러나저러나 이제는 다시 잠 자리로 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