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70 – 중매합니다

2015.04.12 23:08:54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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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내가 갓 시집 갔을 무렵에 사촌 시동생 중매를 선 적이 있다.

내 고등학교 친구를 소개하려고 시동생에게 말 해놓았는데 막상

선 보러오는 날 생각해 보니 내 친구와 시동생이 같은 성씨에 동성동본이

아닌가. 중매 서는 것만 성급했고 어찌 그것을 미리 생각지 못했는지 난감했다.

마음 설레이며 기차를 타고 선 보러 올 시동생에게 오지 말라고 하기에는

너무 늦었기에 불야불야 교회 처녀를 급히 소개하게 됐다.

영문도 모르고 나를 만나러 온 처녀에게 내가 “아주 잘 생기고 똑똑한

청년이 있는데 선 볼래?”하니까 그 처녀는 눈을 반짝거리면서 당장에

“예스”를 한다. 요즈음 아가씨들 부끄러운 것 없어진지 오래다.

우리 집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둘이 잠시 얘기 하겠다며 아파트 꼭대기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 두 청춘 남녀가 새벽이 되도록 옥상에서 내려오지

않더니 아침에 둘이 결혼하겠다며 선언을 한다.

아무리 그래도 이럴 수도 있나? 우리 가족 모두는 놀래 눈이 동그래 질 수 밖에.

필시 옥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거다 !!!!

내가 처음에 소개할 내 친구는 지금 이 처녀에 비하면 여러모로 월등하고

집안 환경도 좋아 총각에게도 좋은 배필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에 비해

이 처녀는 아주 가난하고 배움도 짧은 정말 내 놓을 것이 별로 없는 처지였다.

그 둘이 결혼해서 너무나 행복하게 잘 살고있다. 자식들도 머리가 좋아

국내 최고 대학을 졸업하여 끝발 날리는 직장에 들어갔으니 내 엉터리 중매가

어찌 이렇게 딱 맞아떨어졌는지 지금도 알 수 없다.

정말 인연은 따로있는 모양이다.

그 이 후로 내 친 언니와 또 시댁쪽에 한 커플을 중매를 섯는데 언니는 병으로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다른 두 커플은 랄라 룰루 잘들 살고있다.

진작 ‘마담 뚜~’로 나갔어도 대박을 터뜨릴번 했다. 요즈음도 내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면서 딸을 중매서 달라 아들을 중매 서 달라는 전갈이 종종 들어온다.

요즈음은 성비가 고르지 못해 적령기 남자들은 눈 씻고 보려해도 보이지 않고

참한 아가씨들은 너무 많아 안타깝다. 요 근래 또 한 건의 중매를 섰다.

내가 보기에 둘이 너무 그림이 잘 어울린다. 모든것이 인연의 줄이 있어야

결혼까지 골인하겠지만 그 인연도 만들려고 노력하면 될 성 싶다.

중매 합니다.

중매를 부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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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6번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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