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서 육지로 나왔다.
지난 달 그림 부탁을 받은 댁에서 여장을 풀었다.
돼지고기를 잘 졸이고 양배추와 배를 곁들인 디쉬
그리고 버섯과 들깨를 넣어 만든 죽을 2인분 가량 너무 맛있게
먹고 코모 래이크로 산책을 나갔다.
레이크 입구에 들어 서는데 함께 간 분이 “저기 누가 아는체 해요”.한다.
나를 이곳에서 알 사람이 없는데…라며 고개를 돌리니 세상에,
빅토리아에 사는 분으로서
간밤에 서로 잘 다녀 오라고 멜 주고 받던 분이 아닌가!
이렇게 넓은 밴쿠버에서 이 래이크에 이 시간에 만나게 된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모른다. 우리는 서로 놀래고 반가워 한바탕
웃었다. 참으로 깊은 인연의 고리가 앝닌가 싶다.
내가 없는 우리 집에는 지금 세 명의 객들이 모여 저녁을 먹고 있다..
처음에는. 한 사람 이었는데 자꾸 인원이 늘어난 모양이다.
허 허 허 나 참 세상에—-
나는 살다가 별 일을 다 본다고 하지만 주인 없는 집에
맛 있는 배추 김치와
사이다 처럼 감미로운 동치미
잘 익은 게장
그리고
잘 삮여 빚은 식혜가 감춰져 있는 걸 어찌 알았을까?
코에 망원경 달았나보다.
하기사 내집이 어디있나. 하나님 집이지.
놀다가 문이나 잘 잠그고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