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311 – 대우받는 남자

2015.05.29 23:35:50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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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예상치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둘이 라면을 끓여먹고 아껴 먹는 디저트를 두개 꺼냈다.

이것은 친구 언니가 만들어준 것인데 내가 밴쿠버에 나가면 친구가

냉동실에 모아 놓았다가 내 손에 들려주는 아주 귀한 것이다.

한국 이름은 밤 과자로 해야될련지 일본 이름으로 나마까시다.

친구 언니의 나마까시 솜씨는 밴쿠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그 맛이 한결같고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게 환상이다.

내가 손님에게 하나를 주고 커피를 함께 마시는데 그 손님이 비닐에

곱게싸더니 자기 가방에 넣는다. 

“왜 그러시죠?”

“어른 이라도 애기 입맛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집에 있어서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라면먹고 입이 텁텁한데 커피와 이 나마까시를

한 입 물고나면 아주 개운해요. 오늘은 눈 딱 감고 그냥 잡수세요.”

내가 이렇게 말해도 그 여자 손님은 꿈쩍도 안 하면서 가방을 굳게 닫는다.

“애구 별나다 별나. 원 요즈음 세상에  당신처럼 남편 챙겨주는

아내를 지금껏 보지 못했소. 당신 남편 참 복도 많소이다.” 하는 수 없이 내 것을

반쪽 잘라 맛을 보이니 너무 맛 있다고 그 손님 눈이 반짝 빛난다.

이 분의 이런 행동이 오늘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간혹 맛난 김치나 

육계장등을 주면 절대로 혼자 먹지 않고 싸들고 집에가서 함께 먹는다.

남편이 몸이 약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남편이 특별히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편에게 당신은 어디 복이 그렇게 많이 들어있냐고 말 하면

천진난만하게 헤맑은 미소만 짓는다.

남편이 대우 받으려면 긴 잔소리 필요없다.

그져 착하고 순하면 된다.

내 주위에 이렇게 아름다운 부부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지극 정성으로 남편 섬기는 그 아내에게 큰 박수 보낸다.

** 내 친구가 오늘은 이 글을 보지 말았으면 한다.

나마까시 나만 먹으라고 신신 당부 했었는데 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이웃에게 하나 주고 말았다. 나는 이것을 아껴 매일 하나씩 먹는데 

오늘 일로 내일 내가 안 먹기로 한다. 친구야 미안해.

San Francisco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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