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힘들고 또 외로울 때 어떻게 지나셨어요?”
저녁 7시 반 일 끝나고 집에와서 조금 쉬기위해 침대에 걸터 앉았는데 이런 메일이
들어온다. “이크”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겉으로는 참한 분인데 내부에서는 이런
갈등속에 살아가는구나. 갑자기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사람들에게는 다 말 못할 사연이 있다. 남에게 내 놓아봐야 별로 도움이 안되고
혼자 삭히자니 답답한 그런 것이다. 이것은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해도 별로 해결이
안 된다. 사람은 사람으로부터 받아야하는 사랑의 징표가 있어야 포근하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이곳 빅토리아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단 한명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전화 번호부에 K자를 찾으니 Korean Market (호돌이)가 나와서 주인과
얘기하게 됐다. 세 들어있는 집이 바닷가에 있어서 자주 바닷 바람을 쏘이러 나갔고
아는 이 없어 갈매기들과 바다에 떠 있는 배들을 감상하며 외로움을 달래곤 했다.
아일랜드 이야기를 처음 쓰던 날 나는 막 넘어가는 주황색 노을을 쳐다보며
소리를 질러댔다. “아니, 잠간만, 조금 만 더 머물다 가렴…” 이 날 저녁은 내 몸을
바다와 하늘에 다 맞기고 밤이 늦도록 바람의 의자에 앉아 옛 일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외로울 때 흘리는 눈물은 보약같아서 많은 상처를 씻어준다.
오늘 메일을 받고 생각해본다.
왜? 나는 홀로일까?
하나님은 독생자를 죽이기까지 하면서 당신의 목적을 달성하셨다.
내가 지금 홀로가 아니었다면 과연 내게 그런 메일을 보내왔을까?
잘 먹고 잘 살고 정다운 남편과 덩실한 자식들이 엄마를 왕비마마같이
모시고 다는 것을 사람들이 안다면 내 곁에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지 않을 것이다.
원하지 않은 이별
뜻하지 않은 사별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별거
이런 경험을 당해 본 사람은 홀로인 사람들의 속 마음을 다 이해하게 된다.
조금 더 남을 이해하라고
조금 더 낮은 자리에 내려 앉으라고
조금 더 참고 살아보라고
나는 홀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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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 정원 1 (우리집) 머리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