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328 – 여자여, 매일 야한 모습으로 살아가라

2015.06.17 00:24:0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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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후반 마광수 교수가 “나는 야한여자를 좋아한다.”는 수필집을 발표하고

학교에서 쫒겨 나는 등 된 서리를 맞았다. 그의 시를 한번 옮겨본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꼭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더라도
양철로 된 귀걸이, 반지, 팔찌를
주렁주렁 늘어뜨린 여자는 아름답다
화장을 많이 한 여자는 더욱더 아름답다
덕지덕지 바른 한 파운드의 분(粉) 아래서
순수한 얼굴은 보석처럼 빛난다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거나 화장기가 없는 여인은
훨씬 덜 순수해 보인다 거짓 같다
감추려 하는 표정이 없이 너무 적나라하게 자신에 넘쳐
나를 압도한다 뻔뻔스런 독재자처럼
적(敵)처럼 속물주의적 애국자처럼
화장한 여인의 얼굴에선 여인의 본능이 빛처럼 흐르고
더 호소적이다 모든 외로운 남성들에게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가끔씩 눈물이 화장 위에 얼룩져 흐를 때
나는 더욱 감상적으로 슬퍼져서 여인이 사랑스럽다
현실적, 현실적으로 되어 나도 화장을 하고 싶다
분으로 덕지덕지 얼굴을 가리고 싶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라도 하여
내 몸을 주렁주렁 감싸 안고 싶다
현실적으로
진짜 현실적으로(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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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있을 독일 International Art Exhibition에 가기위해 준비중이다.

샤핑을 안 가본지 몇 년인가?

그래도 필요한 물건 몇 가지가 있어 길을 나섰다. 편안한 샌들 하나를 장만하고

똑 떨어진 화장품 두 가지를 사기위해 샤핑몰에 들렸다. 내가 쓰는 화장품은

중구 난방이다. 누가 선물로 주면 용기에 구멍이 훤히 들여다 보일 때까지 파 내어

쓰고 그런것이 없을때만 내가 쓰는 화장품 상을 간다. 나는 MAX를 쓰고있다.

이 화장품은 캐나다 산이고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 나름 장점이 있다.

화장품을 살때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일단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내가 보아서

색상이나 느낌이 괜찮으면 바로 구입한다. 화운데이션과 볼 터치를 사고 카운터 쪽으로가니

아래 사진이 크게 벽에 걸려있다. 어찌나 화려한 모습인지 사진 하나 찍고 나왔다.

싱싱하고 색상좋고 미끈한 다리에 높은 하이힐, 이 모두가 죽여주는 모습들이다.

베이 백화점을 들러 이것 저것 눈 샤핑을 해 본다. Navy Blue 여름 자켓이 눈에 확~ 들어와서

사이즈를 보니 두개 남아있는 것이 Large size 뿐이다. 살까 말까 망설이던 마음이

정리가 되면서 “없어 다행이다.”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본다.

쥬얼리 섹션을 통과하는데 원 세상에 늙어 꼬부라진 할머니도 귀걸이 목걸이를

몇개 고르면서 얼굴에 홍조를 띄우고 있다. 바로 이거야. 여자 !

집에 돌아와서도 봉긋하고 아주 예쁜 샛 노란 짧은 치마가 아직도 내 눈에서 아른 거리는 

것은 또 왜지? 아무튼 여자는 복잡하다.

“그래도 여자여 매일 야하게 살아가라”

  

June 16.jpg

June 16 Osborne Sunflower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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