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새벽 다섯시 반에 잠 깨어 택시를 타고 베를린 테겔 공항으로 향했다.
사실 늘 그렇지만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탈 경우 전화기에 알람을 set up 해 놓아도 실수 할까봐서
프런트에 연락을 해 둔다. 이 날도 알람 소리 듣기 전에 일어나 주섬주섬 물건들을 집어놓고
호텔을 빠져 나온다. 이로서 며칠간의 팔 일간의 독일 여행을 마무리 짓게됐다.
베를린에서 런던 히트루 공항까지는 2시간이 소요된다.
아침 일찍 탔기 때문에 모두들 시장 할 것인데 요즈음은 기내에서 사 먹어야 하기 때문에
각자 공항에서 미리 자기 먹고 싶을 것들을 사 들고 들어온다. 나도 그랬다.
잠시 깜빡 한 것 같은데 런던 히트루 공항에 착륙준비를 한다고 방송이 흘러 나온다.
히트루공항에서 다음 비행하는 문 앞까지 가는데 무슨 에스콰레이터가 그리도 긴지…
위를 쳐다보면 고꾸라 질 것 같이 현기증이 나고 내려올때도 그 만큼 가야하니 역시 눈을 감게된다.
나중에 엘리베이터를 타 보니 그게 모두 4층 높이나 된 다는 것을 알게됐다. 휴~
딸 집인 Helifax가는 비행기는 역시 이번에도 장장 네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자리를 좋은 곳에
잡고 오가는 사람들 스케치를 해 본다. 지구상의 모든 인종들이 공항을 오가고 있다.
딸과함께 여행하는 부부의 모습을 한번 보자 엄마와 딸의 차림이 예사롭지가 않다.
구두는 땅에서 얼마나 먼지, 그러나 두툼한 굽이라고 넘어질 염려는 없는 듯.
둘 다 상당히 멋을 내고 있다. 짐을 낑낑 거리며 끌고가는 아줌마에 아이를 무려 다섯을
몰고 다니는 대 가족도 눈에 띈다.
가만있자 내 배가 출출하기 시작한다.
지난번에 바가지를 옴팡 썼으니 이번에는 두 눈을 똑 바로뜨고 살펴야 한다.
일층을 한 바퀴 휙~ 도는데 내가 처음에와서 사먹었던 Sea food 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내 다시는 니네 의자에 안 앉을 꺼.” 아직도 그때 출혈로 배가 살살 아파온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일식인데 각자 원하는 접시를 집어 먹을 수 있게 되어있는 곳이 있다.
가격들을 대충 살펴보니 적당하다. 콩 한 접시와 누들 한 공기를 시켜 먹었는데
이번 출입에 가장 입에 맛는 누들 한 공기를 만나게 됐다. 국물이 꼭 우리 육계장 같고
내용물은 국수 몇 가닥이지만 샐몬 덩어리가 제법 들어있었는데 샐몬맛이 아주 좋았다.
국수가 너무 적어 밥 한 공기를 시켜먹고 딱 10 파운드 주고 나왔다. 이렇게 돌아보면
좋은 곳도 만난다. 배가 행복하니 마음도 행복해 진다.
A 39번 출구로 Halifax로 가는 Air Canada 비행기에 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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