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열리기 바로 전날인 7월31일 밤, 나는 보통때와 마찬 가지로 새벽 한 시
즈음에 잠 자리로 들어갔다. 모든 준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아침부터 서둘러야
할 일들이 머리에서 빙그르르 돈다.
8월1일 토요일, 샵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부족하여 옛 직원에게 S.O.S.를 쳐서
겨우 사람을 세우고 동분서주 바쁘다. 패리타고 오는 손님들이 다행히 11시 패리를
탔다고 연락이와서 고기는 착오가 없게되어 한시름 놓게됐다.
10시가되니 두 여인이 아들과 함께 등장한다.
한 교회 교우지만 가까이 지나볼 기회가 없었는데 신문에 기사 나온것을 보고 도우미가
되겠다고 하루 반 나절 쉬는 시간을 이용해 달려왔다. 손이 많이 필요한데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마늘 좀 까줘요. 묵에 넣을 오이를 잘 썩어봐요. 아 참 그리고 삶아 놓은 계란도
얌전히 까 주시구요.” 그릇이라는 그릇이 다 나와서 부엌에서 마치 나 여기 있소! 란 듯
춤추고 있다. 열 두시가 다 되어가는데 샵에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다. 이크. 예감이 좋지않다.
“사람이 딸려요 지금 줄을 너무 길게 서 있어요. 빨리 와 줘요.”
애구머니, 어쩌나, 이런, 소방서에 불 난 것 처럼 다시 샵으로 달려가는 엘리샤다.
패리에서 내린 밴쿠버와 뉴욕 손님들이 한 시 반쯤에 고기 보따리를 들고 들어온다.
고기가 어찌나 맛 있던지 평소 고기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몇 번씩 가져다 먹는다.
반가운 마음이야 어찌 말 할 수 있으랴. 인사도 잠시 우린 모두 앞치마를 입고 부엌으로 전진이다.
하루 전에 반죽해서 숙성시켜놓은 빈대떡을 붙여주세요. 후라이판 세 개를 올려놓고
더위와 함께 싸우면서 빈대떡을 붙이는 손님들. “고사리는 내가 직접 볶아야 합니다.”
도우미들을 물리치고 자리를 차지하는 엘리샤. 지글지글 복닥복닥.
네 시가 가까워오니 연출자들이 악기를 매고 하나 둘씩 들이 닥친다. 마당에 미리 준비한
커다란통에 찬 물을 가득붙고 도네션 받은 드링크들을 채워놓는다. 음식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구분해야하기에 큰 통 두개도 비닐을씌운다.
음식들이 들어오고 차츰 분위기는 무르익기 시작했다. 코리언가든 원경순 사장이 들고 들어오는
잡채와 청포묵등이 완전 예술이다. 서희진님의 다른 청포묵 또한 입에 침이 고인다.
남은혜님이 가져온 약식은 열마나 얌전하게 썰어왔는지 서로 붙지않게 잘라져 있다.
박현정님의 풍성한 샐러드, 그녀의 소스는 가히 세계적이다. 서성희님의 마늘쫑 요리 – 빅토리아에서
소문 난 요리사다.
김경순님은 우리샵에서 일하는 직원인데 함께 땀을 흘리며 돕는다. 그녀가 가져온 20인 분량의
잡곡 밥은 경이롭다. 또한 묵 3 트레이를 만들어 왔으니 풍성 하기가 그지 없다. 김명정님의 사모님은
샐러드 볼을 갖고 들어오시는데 처음 뵙는 분이라 서로 눈 웃음으로 인사했다. 심정숙님의 떡볶이
우리집에서 마련한 떡볶이가 어울려 상다리가 휘이기 직전다.
아참 우리집 고사리도 명물로 취급 받는다. 이것은 노심성님께서 선물한 것과 절반씩 합한 것이다.
모두들 “고사리다 고사리” 외치며 그쪽으로 달려간다. 낮에 빗어놓은 빈대떡은 말 할 것도 없다.
이순희님의 찰떡은 이미 빅토리아에서 소문난지 오래다.
오크베이 본수시 김완구님은 커다란 수시 트레이 두 개와 식권 두 개를 전달해 준다.
그냥 나간다. 일 때문에 먼길을 달려와 행사 참석은 못하고 바로 떠나는 뒷 모습에 감사한 마음
어찌 다 표현하랴. 소피아님은 호박전을 무겁게 들고 들어오는데 딸이 코빅 앙상블에서
플릇을 연주한다.
그뿐인가 신연문님의 집에서 직접 만든 팟빵, 너무 잘 만들어서 모두들 상점에서
사 온 줄 안다. 불행하게도 나는 구경만 했다. 잠시 밖에 돌아다니다 들어오니 어디론가
다 사라져 버리고 접시만 남아있다. 박은희사모님 밥 30인분 대형 나물 한 접시
김아영 / 노심성 / 송시혁 음료수.
유현자 /오상진 – 수박. 김아영 – 풍선
박현정 / 김미경 – 케익
전체 고기 2/3 값을 도네션 한 박미옥 1/3을 도네션 한 황지숙
음식 못하지만 현금으로 도네션 한 분들 – 이계화 / 양희선 / 조춘애
이계화님은 와인 두 병을 나 먹으라고 가져왔었는데 잘 못해서 그만 경품에 섞여 나가 버렸다 애궁. 섭섭 /미안.
경품 도네션 – 유현자 – 카트리지. 오상진 – 발 맛사지 쿠폰 5개, 옥크베이 본수시 김완구 – 식권 2개
코리언가든 원경순 – 식권, 코드라 패어웨이 수시 – 이순희, 정은주 – 침과 맛사지 1매, 이계화 와인 2병
빅토리아투데이 – 와인 2병, 황미정 – 옷 수선 2매, 오늘의 책 최영옥 – 책 2권, June Jung – 진짜 꿀 2통
장일련 – 팀 홀튼, 채경애 – 맥주 1상자, 한상영 – 서브웨이 식권 4매, 양희선 탱고헤어 – 헤어케어 1셋트
백선자(David – 석세스 이민회사) – 상품권 3매, 안상미 – 쌀 1포, 호돌이 – 라면 1상자,
박재숙 – 캔버스 3개
엘리샤리 – 유화 1점
사진촬영 : 유재호 / 박재숙
무대 및 조명 : 한상영
연극 : 기획 – 엘리샤리, 감독 – 안상미
자~~ 이제 식사가 끝나고 7시다. 빵빠레가 울려 퍼지고 블루칼라를 입은 청중들과 연출자들이 소리높여 외친다.
“Island Night Amazing Amazing Amazing Amazing mazing zing ing gggg~~~~~~~~”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동영상 편집 중입니다. 끝나는대로 올려드리겠습니다.
도네션 / 음식란에 본인 이름이 혹 빠지신 분 연락 주세요. 너무 많은 분들이 협조해 주셔서
혹시라도 빠지지나 않았나 조심 스럽습니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