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언제가 가장 즐거울까?
결혼과 더불어 첫 아기가 태어났을때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감격한다.
이런 것들이 오랜 시간을 흘러 보내면서 배우자와도 심드렁 해지고 아이들은 커서
둥지를 떠나고 만다. 결국은 홀로 남게되는데 배우자와 함께 있다해도 춥고
서글퍼지는 경험을 많이하게된다. 오늘도 어느분의 부음을 전해들었다.
살다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길.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깜짝 놀랄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뭣 때문에 살지?
나는 늘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한다.
아일랜드 나잇은 일상의 무료함을 일년에 단 한 번이라도 훌훌 털고 마음껏 웃어보려는
나의 야망이다. 금년에는 예상 인원을 훌쩍 넘어 백 이십 여명이 참석했다. 거의는
내가 아는 얼굴이지만 틈틈이 섞여있는 낫선 분들을 보게됐다. 인종과 남녀 노소를
초월하여 십대부터 팔십대 까지 한 자리에 앉아 이 처럼 즐겁게 보내기는 쉽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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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대에 올라선 분은 서희진 시인이다.
서시인은 해 마다 자신의 시 혹은 다른 시인의 시를 고운 음률로 낭송한다.
금년에는 정현종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을 낭송해서 많은 이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것 ···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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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무대에 올라선 분은 김명정 선생님
김선생님은 우리집에 네 번이나 오셔서 리허설을 하신 분이다.
금년 72세, 연세도 많으신대 한 순간도 쉬지않고 악기를 입에서 놓치지 않고 연습 하던 모습이
눈에 선 하다. Amazing Grace, 그리운 금강산 그리고 긴 머리 소녀를 한 박자도 틀리지 않게 잘 연주 해 주셨다.
멜로디가 얼마나 고운지 청중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흥남부두에서 피란 나올때 겨우 여덟 살이었고 부모를 잃고 모진 고생을 하셨지만
한국에서 명문 대학을 나오고 슬하에 두 아들 모두 의사로 키운 훌륭한 분이시다.
선한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으신 김 선생님,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도 만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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