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387 – 딸의 이틀간의 행운

2015.08.11 23:52:33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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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에 딸아이 전화가 들어온다.

“엄마 나 여기서 피아노 치고있어.”

“뭐야? 왠 피아노? 너 피아노 치기 싫어해서 안 친지 오랜데 왠 일이냐?”

“으 흐 흐 흐 하 하 하 하 까르르 ㄹㄹㄹㄹ”

딸아이의 목소리가 웃느라 숨이 넘어간다.

“야, 뭔 일이냐?” 나는 영문을 몰라 언성을 높였다.

사연은 이렇다.

헬리팍스에서 토론토로 출장 가는데 공항에서 딸 이름이 불리워졌단다.

왠 일인가 데스크로 가 보니 지금 토론토는 행사가 많아서 일반석 비행기

좌석이 없단다. 딸 처럼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니는 고객들을 호명해서

일등석으로 올려놓았단다. 딸아이의 행운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토론토에 내려서 자동차 렌트를 하려고 하니 이곳 역시 보통 차는 다 나가고

남아 있는 것이 BMW라면서 키를 건네 주었단다. 행운은 다음으로 이어진다.

호텔에 들어서니 여기도 만원이라면서 딸아이를 프라임 룸으로 안내하는데

하루에 1천불짜리 방이란다. 방에 들어서니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고

으리으리해서 몸 둘바를 모르겠단다. 시간 가는 것이 아까워 저녁도 시켜서

호텔 방에서 먹고 놓여있는 피아노도 아까워 생각나는 것들을 마구 두들기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 나 오늘 완전 공주마마야.”

이렇게 말 하면서도 연신 잠자기도 아깝다며 “아휴~ 아까워 아까워” 한다.

내가 돈으로 받았으면 “돈 챙기고 너 자동차에 가서 잠 잤겠지?” 하니

“하모하모”라며 너스레를 떤다. 딸아이 토론토 출장이 이틀이니 그 동안 잠시

공짜로 근사한 대접을 받아보게됐다며 엄마에게 보고한다.

그렇게 비싼 방에서 잠 자본 경험이 없는 딸은 이것이 오히려 잠을 설칠 것 같다며

푸념까지 한다. 잠시지만 신데렐라 처럼 공주마마가 된 딸과 함께 저녁 시간 즐거운

대화가 오갔다. 전화를 끊고나서 나는 이렇게 중얼거려 본다.

“딸아, 그렇게 영원히 공주가 되면 더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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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심어놓은 총각무우를 뽑았습니다. 그럴듯 하네요.

몇 달 길렀는데 물 값은 물론 내 노동력 절대로 안 나옵니다. 흑~

Aug 11  총각무.jpg

마당에 배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이 나무에서는 이렇게 외로운 배 하나가 열렸습니다.

Aug 8 외로운 배 하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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