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403 – 우리 결혼해요

2015.08.28 03:09:26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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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Tony이고 나이 팔순닌데 이번 가을에 결혼해요.

혹 사람들이 그 나이에 무슨 결혼이냐고 하겠지만요, 그렇지 않더라구요.

나도 젊었을때 모두들 잘 생겼다고 말했고 직장 또는 매우 좋았어요.

행복하게 살아왔고 누구 부럽지 않았어요. 행복이 끝까지 가지 않은것을 알게 된 것은

이 년전 아내의 죽음을 맞고 부터였지요.

왜 내게도 불행이 찾아 온다는 것을 생각 못했을까요?

남들에게 갑작스레 닥치는 그 힘든 순간이 내게도 오고야 말았어요.

내 아내와 나는 늘 함께 살다가 함께 가는 줄 알았어요. 참 어리석었어요.

나는 밥 먹는 것도 잊고 굶기를 자주 했어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밥 하는 것을 잘 몰랐어요.

평생 아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준 식탁이 얼마나 그녀의 큰 희생 이었는지는

그나가 가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나는 절망했어요.

내게 남은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매일 죽기를 원했어요.

그러데 아시죠? 마음대로 죽을 수 없다는 것을요. 매일 슬피울다 잠들곤 했어요.

그러던 중 어느날 아는분이 앨런씨를 소개했어요.

아프리카에 가서 학교를 지어주는 보람된 일을 하는 교장선생을요.

나는 그의 모든 프로잭트를 동영상으로 보면서 그의 손에 들고 있는 망치와

검은 눈동자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그의 일에 동참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곧 내 죽은 아내의 이름으로 고등학교를 짓는 일이었지요. 내 마음이 서서히

활기차 오더라구요. 내 가진 돈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앨런씨를 통해 돈 보다 사람이 중요 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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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다른 사건이 또 생기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는 곳을 알게됐어요. 빅토리아 시내에 있는

무료급식소 말입니다. 물론 극빈자들에게 주는 것이지요. 나는 극빈자 대열에 끼어

밥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거기서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돈 때문에요? 물론 아니지요. 돈 아끼려고 한 일은 절 대 아니구요 사람 곁에 있고 싶었어요.

내가 결혼하기로 마음 먹게된 것은 이곳에서 Beth 를 만나고 부터예요.

그녀는 매일 이곳에와서 극빈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매일 길게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리곤 했는데 어느 날엔가 그녀가 내 마음속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녀의 늘 웃으면서 사람을 대하는 표정이 너무 좋았어요. 나는 용기를 내어 내 마음을 전했습니다.

둘이 자주 만나서 차를 마시고 식사도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어느날 그녀에게 함께 살기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녀에게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받아주었어요.

이번에 앨런 교장선생과 서브웨이 한사장과 나와 Beth가 함께 아프리카 여행을 했습니다.

거기에 내 죽은 아내 이름으로 고등학교를 지어주었는데 학교 오프닝 세레머니에

참여했습니다. 그 고등학교 맨 앞에 내 죽은 아내의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내 죽은 아내가 나를 이해하며 결혼을 축복해 주리라 믿습니다.

Beth는 늘 내 곁에서 자상하게 잘 챙겨줍니다. 조금 남아있을 내 삶에 다시금 용기를

준 여인과 함께 매일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제4회 아일랜드 나잇에 참여해서 하모니카를 불던 사람입니다. 평생에 불어오던

하모니카지요. 이런 자리에 올라서서 옛날을 생각하며 여러 사람과 더불어 많이 웃고

즐거웠습니다. 인생은 그렇더라구요. 어찌보면 매일 무미건조해요. 그러나 즐거운 일도

많이 찾아다니고 내 아내가 될 사람 Beth처럼 남을위해 봉사도 하면서 살아가면

어느날 서로에게 행운이 찾아 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 처럼요.

우리 결혼해요.

모두들 축하해 주시기 바래요. 

Beth and Tony.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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