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완전 당했습니다.

배가 아주 달콤 하게 익기 시작하면서 저희 가족들이 슬슬 모카 집으로 가기 시작 했습니다.

사이즈가 우리 입에 넣기 알맞게 작구요. 이게 무엇보다도 올개닉 아닙니까?

이 계절 즈음에 나는 가장으로서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우리가족 겨울 양식을 거둬 들이고 있습니다.

작년에 모카 집에서 한탕 했지요. 으 흐 흐 흐

아침에 출근하던 주인 마님이 열매없이 텅 빈 배 나무를 쳐다보며 어이가 없어 머리가 뺑그르르 돌더군요.

죄송하기는 했지만 우린 그 덕에 지난 겨울 아주 행복했요.

금년에도 배가 잘 익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우리들은 매일 밤 마다 모카집 배를 조곤조곤

갉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버릇이 나빠요.

하나나 둘 만 먹으면 좋으련만 한 두 입 먹고는 내 버리고 다른 것으로

옮겨가지요. 매일 밤 우리가 먹다 버린 배 들이 배 나무 밑에 수두룩했으니까요.

우린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해서 교양이 전혀 없습니다. 이럴때 부모를 원망해야 되나요?

지난 밤 나는 우리 가족 다섯명을 데리고 모카로 왔습니다. 왜 다섯이냐구요?

아 참 가족 소개가 늦었네요. 그러니까 내 마누라와 두 아이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까지 도합 다섯입니다.

나는 이 들을 데리고 올때 장담했지요. 모카네 배 나무 여럿인데 지금 주렁주렁 잘 달려있다고요.

“틀림없다.

엄청 많다.

주인이 아주 순하고 제너러스하다.

맛이 죽여준다.”

주인 마님이 늦게까지 글쓰고 불이꺼진 시각이 밤 한 시 였어요. 우린 화실에 불이꺼진 것을

확인 한 후 내가 휘파람을 작게 불었지요. 숨어있던 우리 가족들을 부르는 신호였습니다.

헐~

이게 뭡니까?

나무에 아무것도 남아있지않고 잎사귀만 쓸쓸이 남아있더라구요.

우리 가족의 원망도 만만치 않았어요. 다른 한 집을 점 찍어 놓았는데 다들 그리로 가자고들

했건만 나는 모카 배가 훨씬 더 맛있기 때문에 이 집을 먼저 오게 했지요.

우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인심이 야박해도 그렇지요. 절반쯤 나누어 먹으면 안되나요?

우리가 남인가요? 주인 마님은 우리를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늘 주인 마님을 보고 있어요.

말로는 아주 인심좋기로 빅토리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들었는데 말짱 거짓말이네요.

사람들오면 김치도 퍼주고 비누도 집어주고 아, 참 그리고 요즈음 신 제품으로 만든

귀리 자루도 나누어 준다는데 왜 우리하고는 못 나눠요? 나도 라쿤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 아닙니다. 아시잖아요? 세상에 어느누가 컴컴할 때만 돌아다니고 주인에게 욕먹고

때로는 목숨까지 잃어야 하는 얄굿은 운명으로 태어났고 싶었겠어요.

하도 답답해서 여러분들에게 하소연 했습니다. 제 넉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서둘러야겠어요. 그리고요 (조용한 목소리로) 주인 마님에게는 절대로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려요.

아빠 라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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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llside Drive와 Three Gondoras 손질했습니다.

Sep 23 Hillside Drive.jpg

Sep 23 Three gondoras.jpg

나, 플라스틱 아니고 생화예요. (방긋)

Sep 23 다알리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