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내게 걱정스런 말을 곧잘 하는데 주로 이런말을 해 준다.
“언제 잠 자요?”
“좀 쉬엄쉬엄 사세요.”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정말 고맙다. 나를 극진히 생각해주고 사랑해 주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힘들게 사는 것은 아니다. 다만 틈새를
놓치지 않고 일을 하는 것 뿐이다. 잠은 언제나 충분히 잔다. 여러번 여기에 썼듯이
낮잠을 꼭 잔다. 이것도 정식으로 30분 침대에 고요히 누워서 잠시 책을
보다보면 어느듯 스르르 눈이 감긴다. 밤과 낮 하루에 두번씩 침대에 올라가서 이불속에 발을 넣을때의
그 평안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다. 잠은 깊이 잔다. 일어나면 아기가 단잠자고 일어난 것 처럼
화사하다. 표현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말로 하면 경쾌하다고 하겠다.
오후에 오래된 영화 한편을 보았다. ‘7인의 신부’ 1953년도 작인데 팝콘과 커피를 마시면서
즐겁게 보았다. 밤 아홉시가 들어가는데 나는 재봉틀 앞에 앉았다. 어제도 에프론을 하나 완성하고
오늘도 그랬다. 모두다 지난번 만들고 남은 자투리를 모아서 완성했다. 두개를 만들고나니
정말 “자투리여 안녕”이다. 몽땅 다 이용했다.
실은 여기는 천 값이 너무 비싸서 남은 천을 버리기 너무 아깝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두 개를 더
갖게되어 여간 기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이어서 만든 것들이 훨씬 더 귀엽고 재미있다. 자꾸자꾸 아이디어가
떠 오르는데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다시 천을 사 오게되면 우리집에는 에프런 공장이 될 것 같다.
어쩌면 일찍 디자이너가 되었면 돈도 많이 벌고 재미도 있었을것 같다.
재봉일은 한번 붙들면 끝날때 까지 못 일어난다. 재봉틀의 드르륵~~~ 소리는 나의 피로를 풀어준다.
내일 부터는 10월23일과 24일에 있을 ‘전시 준비’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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