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샤, 짐승들이(밍크 / 라쿤) 닭을 많이 잡아 먹어서 계란이 생산안돼요.”
특히 밍크는 닭의 모가지에서 피를 빨아먹고 죽인다며 너무 속상해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내가 밍크 코트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런 악한 짐승의 털을 고가에 사서 자랑하며 입고들 다니다니.
로리를 안 것은 내가 이 샵에 들어오고 부터다.
옛날에 로리 아들이 우리 샵에서 일 했다는데 그의 부모가 농장을 해서
알게됐다고 사장님이 말해주었다. 로리네 농장은 몇 에이커인데 자기네 먹을 야채와
과일을 취미삼아 하는 집이다. 특별히 닭은 사료 안주고 자연속에서 먹이를 찾아 다니기
때문에 그야말로 무공해 알을 낳아준다. 이 달걀을 삶아 먹어보면 흰자가 쫀독 한
것이 약간 간이 되어있어서 소금 없이도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달걀이다.
가격도 1 dz에 4불이라 너무 싸다. 나는 매주 10 dz씩 오더해서 내가 2 dz을
소비하고 나머지는 교인들 중에 이 달걀을 사랑하는 몇몇분에게 갖다 드리곤 했었다.
그러던것이 지난 주 부터는 달걀을 살 수 없게됐다. 다시 닭을 사다 기르고 그것들이
알을 낳기까지는 반 년이나 걸려야 한다니 쯧쯧… 여간 아쉽지가 않다.
물론 로리네는 닭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양계장이 아니고 자기네 먹을 것에서
조금 더 생산하는 농장이었기 때문에 몇 마리 죽고나니 계란 구경을 못하게됐다.
그 계란이 하도 맛 있어서 나도 닭을 몇 마리 놓아먹여볼까 싶어 지난 봄에 시청에가서
우리 집에서 닭을 기를 수 있는가를 알아보았다.
우리집 주소를 탁~탁~탁~ 컴퓨터로 두들려보던 시청 직원이 “암놈만 네 마리” 하면서
손가락을 네게 펴서 보여준다.
“녜? 우리 집 마당에 네 마리 닭을 기를 수 있다구요?”
“와~~ 신난다.”
마당 사이즈에 맞춰 몇 마리 기를 수 있는지 규정이 나와있는 것을 알게됐다.
막상 대답은 듣고 왔지만 닭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구석구석 집을 단단히 잘 막아야 하는데
우리 마당이 좀 허술에서 그것들을 다 막으려면 돈이 한 두 푼 드는 것이 아닌걸 알고 주춤하고
있었다. 로리네 닭이 없어진 소식을 듣고보니 우리집 마당에 닭을 길러볼까하는 마음이 슬며시
들고 일어난다.
로리는 말 한다. 닭들이 낮에는 마음껏 돌아다니다가 밤에는 자기 집으로 들어와서 자는데
닭 장을 잘 청소 해줘야하는데 일이 많단다. “이그머니… 여기에 닭 장 청소까지.” 아서라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은퇴하고나 해 볼까 마음은 굴뚝같지만 내 하는 일이 한 두 개가 아니라
아무래도 닭 기르는 것 까지는 손이 못 미칠 것 같다.
어서 봄이와서 다시 그 맛 있는 계란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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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teen colorful men’ 완성했습니다.
30″ x 40″ Oil on Canvas (큰 사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