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458 – Domestic Fight

2015.10.19 23:18:11 (*.69.35.119)
391

“Police”

“911”

1976년 4월 이었다. 이민 온지 한 달 만에 일이다.

창 밖에 건너 길에서 사람 때리는 소리가 나서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돌리니

남자가 여자를 때리고 있었다. “애구머니 여기도 나쁜 놈이 있구나.”

나는 가슴이 떨려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가 “경찰, 맞아 신고해야 겠구나.”

하면서 다이얄을 돌렸다.

영어를 유창하게 잘 구사할 줄은 몰랐지만 가벼운 영어는 할 수 있었기에

내 집 주소를 대주고 길 건너 남자가 여자를 hit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맞고있는 여자 몸에서 피가 나냐고 묻는다. 나는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더니 경찰이 “허 허” 웃으면서 걍 놔두라고 한다.

“내가 뭐라구요? 이런? 사람이 맞고 있는데…”

“아마도 부부이겠지요. 사실 경찰이 부부 싸움에는 관여를 안 합니다.

아주 심하지 않은 경우에 말이지요. 왜 냐구요? 싸움할때는

우릴 부르고 난리를 치다가 둘이 우째우째 정이 통해 화해를 하고나서

경찰이 들이 닥치면 둘이 합세해서 경찰에게 대항하려고 해요. 우린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우. 그래서 이제는 금방 출동 안하지요. 허 허 헛 헛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찰칵 (전화기 끊기는 소리)

나는 윙~~ 하는 수화기 소리에 잠시 멍 하니 서 있었다.

뭐지? 그래? 정말? 부부가 싸움하고 둘이 다시 정 붙이고 어쩌구 저쩌구 한 후에

“경찰 필요없어 빨리꺼져 우리부부 이상없어.” 이거라구?

그러고보니 김진홍목사 설교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빈민촌에서 부부 싸움이 많았는데 특히 바로 옆집 부부는 피 터져라 밤 마다

싸웠단다. 싸움이 시작되면 마누라를 후라이 팬으로 두들겨 패고 횡패가 심했다고 한다.

김목사는 이렇게 생각했단다. 저 마누라 내일 아침에 보따리 싸고 나가겠지…

다음날 아침이 조용해서 열려있는 부엌문으로 빼꼼이 안을 들여다보면 간 밤에

맞은 그 후라이 팬에 계란 프라이를 해서

“여보옹~~ 어서 드시와용~~~” 하면서 코맹맹이 소리로 남편에게 애교를 떨면서

“이것 잡숴봐용, 요것도 용” 하는데 기가 막혀 말 문이 막히더라고 한다.

아, 정말 치사하다 부부들.

나 그래서 혼자사니 이런 꼴 안본다며 스스로 위안삼아본다.

경찰도 달려가지 않는 부부싸움

“Domestic Fight에 우린 안가요.”

아직도 생생하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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