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내의 생일 이어서 밖에나가 바람도 쏘이며 외식을 했지요.
해마다 그녀에게 보내지는 나의 ‘글’ 선물이 언제까지 이어 질련지는 모르겠지만
금년에도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 해 줄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아내는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 이나 변한게 없어요.
그녀는 나의 표정 하나로 내 필요한 것을 채워주지요. 우린 늘 그렇게 말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왔어요. 그녀는 나의 그림자가 되어주었고 나는 아마도 그녀의
지붕이 되어주었지 싶네요.
요즈음 내 몸의 구석구석에서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발이 아파서 많이 걷지도 못하구요
눈도 침침하며 생각도 옛날 같지 않구먼요. 아내는 이런내가 안스러운지 더 정성껏 내게
대해 줍니다. 나는 요즈음 자주 그녀 몰래 돌아서서 눈물을 흘려요.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날을
생각하면서지요. 그것은 우리 둘 에게 너무나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나의 아내는 일 하다가 괴한의 공격으로 죽음의 문턱에까지 가 본 사람입니다. 다행히 신의 도움으로 살았지만
정말 그때를 생각하면 앗찔합니다. 아내는 매일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녀의 I Pad 안에 우리 둘의 얘기들을
쓰는 듯 합니다. 우리의 사랑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까요? 아마도 나는 그런 일들을 보지 못할련지도 모르겠지만
아내는 그녀가 죽기전에 ‘우리 사랑’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 할 것 같습니다. 아내와 나는 서로의 생일에
긴 아주 긴 편지를 주고 받아왔습니다. 어제 내 아내가 나로부터 받은 그런 편지를요. 부부가 매일 얼굴보며 살아도
글로 보여지는 연서는 색 다른 의미가 있지요. 내가 떠난 후 아내가 겪어야 할 고통이 내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내는 요즈음 부쩍 사람들을 자주 불러 아름다운 식탁을 차립니다. 우리 둘 만의 쓸쓸한 공간을 좀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나는 팔순을 훌쩍 넘긴 사람으로서 어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 해주고 싶습니다.
‘사랑하십시오. 사랑하세요. 열심히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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