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490 – 겸손을 배운다

2015.11.26 00:21:57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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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집안에 할 일이 좀 많아서 조금 전에 손을 씻고 컴퓨터에 앉았다.

무엇에 정신이 팔리면 평소 하던 일을 다 접고 온통 그곳에 마음이 다 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이런 것이 조금 심하다.

이런 성격때문에 연애에 빠지면 “다른일은 난 몰라요. 오직 내게는 애인만있을 뿐이요.”라고

매일 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헤매다 깨어난다. 요즈음 그럴 시간이 없으니 다행이다.

어제 손녀 드레스를 만들기위해 Cloth Castle 패턴을 보고 사 올때

하도 쉽게 보여서 “흥. 왼쪽 눈 감고도 두어 시간이면 끝나겠네.” 라 생각했다.

패턴을 다 잘라놓고 막상 박음질을 하려고하니 어렵쇼 이게 왠일?

내가 만들려고하는 드레스의 설명서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다. 아마도 열 번은

찾아 보았을 것이다. 내가 만들 것은 그림 D 인데 겨우 몇 줄 나와있다.

뿐만 아니라 그 다음 종이는 아예 백지다. 내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프린트가 잘 못 되어 인쇄에서 빠진 것 같다.

패턴 A B C D E 까지 있는데 왜 하필 내가 만들려는 D가 이렇게 됬을까?

낮에 Cloth Castle로 가서 물어보려 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못 갔다.

패턴이 없더라도 잘라놓은 조각을 맞춰 잘 생각하면 만들 수 있을텐더

정신이 아득하고 도무지 집중이 안된다. 한쪽 눈 감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두 눈을 뜨고도 꼼짝못하고 있다. 

아주 쉽게 만들 꺼라고 앝잡아 보았던이 내 교만한 마음을 저 종이가 나를 쳐다보며

비웃는 듯 하다. 아무것도 무시 하면 안 되고 늘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이 패턴으로부터 또 배우고 자리에 든다. 

Nov 25 .jpg Nov 25 백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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