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민하던 패턴의 사유를 알기위해 Cloth Castle를 들렸다.
생각대로 사람들이 붐빈다. 캐숴앞에 긴 줄이 서 있다. 이 계절에 모두들 사랑하는
가족 혹은 연인을위해 무엇인가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이다.
속히 나를 도와줄 직원은 기대 못 할 것 같다. 물건 팔고 천 재서 잘라주기도
바쁜데 누가 나를위해 시간을 할애 해 주겠나 싶다. 그래도 한 직원 곁으로 가서
그 직원이 손님을 돕고 있는 것을 조용히 기다려 보았다. 그 직원이 손님을 만족 시켜
주고 뒤 돌아서는데 나는 가방을 꺼내 패턴의 궁금증을 물었다.
다행히 이 직원이 정성스럽게 내 패턴을 읽어본다. “그러네요. D… 설명이 없네요.”
그러더니 그 작은 알맹이 글들을 처음부터 주욱 읽는다. 나도 한글 같으면
더 깨알 같아도 다 줄줄 읽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오, 이렇게 하는 구먼. 했을테지만
바느질 용어는 또 다르기 때문에 무슨 소리인지 모를때가 태반이다.
“그러니까 말이지요. 다른 옷 만드는 것에 D가 많이 섞어 있네요.
차근차근 그 미로를 찾아가면서 만드셔야 겠어요. 그 직원도 더 이상 도울 수 없는
입장으로 알아들었다. 한숨이 쉭 쉭 나온다. “만들어 보다가 그래도 정 안 되면
다시 오세요.” 한다.
저녁에 빅토리아 여성회 월례회가 있어 참석했고 밤 열시부터 이 패턴과의 씨름이
시작됐다. 완성된 옷을 보면 그지없이 쉬워 보인다. 옷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이 작은 원피스도 안에도 천을 넣어 주어야 모양새가 나지 그냥 구부려 박으면
옷의 품위가 없다. 아래 작은 단추 안 쪽에도 그것을 보조해 주는 천이 다 들어가
있다. 패턴에 의지하지 않고 원판만 가지고 이제는 나 홀로의 연구다.
밤은 깊어기는데 잠은 다 달아나고 뭔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설레임으로
밤을 맞이한다. 조금씩 감이 잡히더니 머리에 프로그램이 짜지면서
어찌어찌 노력하니 옷이 완성됐다. 100%로의 만족도는 아니지만 90%는 된 것 같다.
손도 말라 이제는 단추를 다는데 실이 자꾸 엉긴다. 바늘고 귀가 큰 것으로
사용해야 실을 뀔 수가 있다. 손녀를 위해 이 처럼 고운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어찌 축복이 아닐까.
노력하면 다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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