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져는 몸이 열개 정신은 스무개 쯤 가져야 할까부다.
날씨가 좋아지고 이곳 빅토리아는 교사들이 스트라이크를 6월중순에 시작해서
방학이 빨라졌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준비한 운동 / 예능 부분의 발표 및
시합이 자동 취소되어 여간 불만이 아니다. 부모님들의 이런 불평이 있지만
우리 샵은 그 덕에 아이들 손을잡고 들어오는 손님 무리 때문에 많이 바쁘다.
이틀 전에는 아침부터 마감까지 일 해야 했고 어제는 나쁜 손님을 맞이했다.
멀쩡하게 차려입은 처음보는 여자 손님이다. 근처 사무실에 새로 입사한 모양이다.
테리야키 치큰 6인치를 사 먹은 이 손님이 꼬랑지 조금 남겨가지고 와서 불평을 한다.
종이에 피가 묻어서 기분나쁘다며 항의한다. “피는 무슨피? 우리 여기 피 흘리는 사람
아무도 없거든.” 종이를 들여다보니 보일까 말까하는 작은 붉은 점 하나가 보인다.
토스트 오븐에 구우면 테리야키 소스가 종이에 묻기마련이다.
그렇다고 손님과 다툴수는 없는 법.
우리직원들이 늘 말하는 Customer is winner ! 바로 그거다.
내가 정중히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다시 새로 만들어 주든지 돈으로 환불 해 주겠다고
말 했다. 그 손님은 아주 거만한 태도로 싫다고 한다. 그럼 Free Coupon을 줄테니 다음에
언제든지와서 다른 것으로 주문해서 먹으라고 말했지만 그것도 싫다면서 문을 박차고 나간다.
그럼 내가 어쩌라구?
한 5분 지나서 다시 들어오더니 돈을 달라고 한다. 돈을 환불해주고 그녀가
갖고있는 영수증 뒤에 사인을 받아두었는데 그것도 모자라는 모양이다.
두어시간 후 그녀가 또 전화해서 본사로 불평한다고 길길이 뛴다.
흠 흠 흠
오늘 본사로부터 그녀의 거짓말 불평을받았다. 나는 그 모든것의 답변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바로 본사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 실은 예감이 이상해서
검은 비닐 쓰레기 봉지 두 개를 이미 버린 쓰레기 통에서 꺼내어 일일이 다 뒤져
그 손님의 빵 조각을 찾아내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정말 피검사가 시작된다면 증거로 남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짜로 샌드위치 먹고 돈 까지 받아가고 또 본사로 거짓말을 날리는
이런 악질 손님도 가끔씩 있다.
아래 사진(동그라미 안)은 처음 그 손님이 가지고와서 펄펄 뛰면서
이것이 피라고 한 부분이다. 이런 사람들과 실랑이를 하면서 살아가는데
내가 파싹 늙지 않고 점점 펄펄하게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