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이 어른이 된지 100일째다.
한국의 100일 잔치를 서양 사돈댁에서 차려주어서 참여했다.
언제나 바쁜, 그래서 대화도 건성으로 하는 아들.
꼭 필요한 내용만 간단히 주고 받으면 그 이상의 할 말이 없던아들.
엄마가 힘들게 살때도 무엇이 엄마에게 필요한지 물어보지 않던 아들.
짐작으로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어떻게 그 머리로 공부는 잘 했는지 상상할 수 없는 아들.
백날의 어른이 된 아들은 지금
그의 마음에서 울어나는 포근함.
그의 손 끝에서 너울 거리는 인간애.
딸아이의 일이라면 우주라도 끌어 올릴 것 같은 자신감.
딸아이의 피가 할머니와 함께 흐르고 있다고 느끼는 가족애
비로소 아들은 어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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