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날도 있다.
어제 밤 부터 설레이면서 기다리던 나들이.
우째 요즈음 데이트 신청이 좀 부실하다 싶었는데
긴장감을 실어다주는 이 기쁜 소식.
날씨마저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약속시간보다 10분 일찍와서 문앞에서 기다리는 예의까지 곁들이니
금상첨화 아닌가.
우리 동에 꼭대기에있는 곰산(Bear Mountain)으로 올라가는데
“랄라룰루” 하며 신명나는 노랫가락 소리까지 내 속에서 흐른다.
호텔 식당 파킹장은 이미 만원인데 조금 돌다보니 딱 한 자리가
비어있다. 이렇게 좋은 날 파킹자리까지 우리를 기다린다.
따사로운 햇살을 밭으며 식탁에 앉아있는 무리들.
아래로 골프장을 내려다보며 지저귀는 새 소리와 불어오는
시원한 아침바람. 이 모두가 한 포기의 그림이다.
“나는 사람 좋은 얘기만 합니다. 나쁜 얘기 하면 뭐합니까?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데요.” “글쵸?” 나도 맞장구를 쳐 본다.
이 세상에는 만나서 좋은 사람들이 있다.
젊었을 때는 분별력이 없어서 실수도 많이하고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도
만나서 상처도 받곤 했지만 이제는 그럴 시간이 없다.
호텔입구에 서 있는 커다란 곰 아저씨에게 내 핸드백을 들게하고
사진한장 찰칵 찍어본다.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해서인가?
종일 배고픔도 잊고 긴~ 아름다운 생각에 잠겨본다.
“누가 힘들게 산다고 걱정하고 계신지요?
누가 살기 힘들다고 죽고 싶다고 하는지요?
누가 인생이 별거 아니라고 푸념하는지요?
끝까지 달려가다보면 골 문이 보입니다.
중간에 포기하면 결승점에 다달을 수가 없거든요.
뿌린 눈물만큼 다 거두어 들이는 날이 꼭 옵니다.
모두 힘 / 용기 /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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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사진 찍을때는 몰랐는데 지금보니까 곰아저씨가 제 엉덩이를
만지고 있네요. 애구. 대낮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