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은 여자가 화장을 안 하면 못 봐준다.
남의 얘기가 아니고 내 얘기다. 혼자 있어도 화장을 싸~악 하고
집안일을 하면 아무도 안 보아도 다시 한번 거울앞에 서 보기도 한다.
학교때 소풍가면 사진사 아저씨가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학생들을 삼삼오오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다. 현상을해서
나중에 학교로 가져오는데 우리는 본인 사진을 샀다. 흑백사진이었지만
모두 소중하게 다루었고 앨범에 붙여놓고 수시로 보면서 즐겼다.
내가 스무살됐을 때 처음으로 칼러사진을 찍었다. 아이들 아빠가
미국에 일년 비행교육을 받고 오면서 칼라 필림을 사와서 찍어주었는데
얼마나 신기하고 좋았는지 모른다. 흑백과 비교해 볼때 칼라가 들어가니
별 볼일 없는 얼굴도 화사해 보이고 한 인물 돋 보였다.
얼마전에 입사한 여직원은 자그마한 체격에 얼굴이 귀엽고 예쁜얼굴이다.
언제나 산뜻하게 화장하고 와서 보기 좋았다. 이 직원이 이번주 내내 화장기
없이 출근한다. 첫 날은 “무슨 급한 일이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일주일
동안 그러고오니 영~ 아닌 쪽으로 기운다. 그렇다면 내가 처음 그 직원을 만났을
때의 그 예쁜 모습은 완전 화장빨이었단 말인가?
남의 얼굴보면서 내 얼굴 다시 점검해 본다.
더우기 나는 나이도 묵직하지 않나.
흑백사진보다 칼러 사진이 훨~ 돋보이듯이
여자의 얼굴 언제나 칼러가 얹어져야 부드럽다.
단 생얼로 다녀도 무방한 진짜 미인은 여기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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