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조금 늦게 일 나가도 되겠다 싶어 꼼지락 거리는데
2호점에서 전화가 들어온다.
아침일찍 가게 번호가 뜨면 심상찮다.
“엘리샤 어제 밤에 마감이 안되어 돈과 컴퓨터에서 나온 슬립이 엉망이예요.”
“게다가 지금 손님을 서브해야되고요. 빗 물이 세어 걸레질을 해야합니다.”
홈디포 한쪽 지붕이 부실하여 비가오면 가끔씩 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흰 머리카락 물 들이다말고 혼비백산하여 머리 말리지도 못하고
가게를 향하여 집을 뛰쳐나가는 나, 나 나.
어제 밤 문인회 월례회가 있어 회원댁을 다녀왔다.
2호점 마감을 도와주겠다던 직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느긋하게 다녀온 어제저녁 아니었나.
아침에 온 직원은 영문도 모르고 절절매고 있다.
마감이 안되어 나온 슬립에 모두 마이너스로 나와있다. 휴~
미비한 일들을 하나씩 처리를 하고 있는데 아침 일찍
남자 손님이 두 아들과 함께 샌드위치 4개를 주문한다.
샌드위치를 손에 든 아들이 “For my mom”이라 말하며 미소 짓는다.
하루가 좀 찌뿌둥하게 시작 되는가 싶었는데 가볍게 걸어가는
남자 세 명의 뒷 모습을 보니 스르르 기운이 솟는다.
비싸지않는 샌드위치 하나씩 사들고 가면서 오늘 하루
엄마 / 아내를 쉬게 하려는 그들의 잔잔한 마음이 전달되어온다.
홈디포는 종일 꽃을 사 들고가는 남자들로 분빈다.
내 전화기도 “Happy Mother’s Day” 소리가 메아리 친다.
오가는 손님들도 모두들 그렇게 한 마디씩 던지고 간다.
한 젊은 청년은 “당신이 늘 내게 맛 있는 것을 주니까 엄마나
다름 없다구요.” 하며 징긋 웃는다.
오늘 엄마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모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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