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701 – 고사리 도둑

2013.06.09 22:32:56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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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일이 !

내 친구가  아는 나이많은 부부가 가을이면 도토리를

줏어와 가루를 만들어 팔고 봄이면 고사리를 말려 가게에

내다 판단다. 나도 얼굴은 모르지만 그 분한테 묵가루를

사다 먹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이번 고사리철에도 두툼한 도시락을 싸들고 부부가 두어시간 달려가

종일 노동해 무게로 약 1천 파운드 쯤 꺽어왔단다.

본인집이 아파트라서 말릴 수 없어 가족같이 아주 친한 집 마당에서

말리는 도중 밤 사이에 마당 가득히 널어놓은 고사리를

누가 싹쓸이 해 갔다고 한다.

고사리 주인과 말려주려고 마당을 제공해 준 두 사람이 넋이 빠졌음은

말 할 것도 없다. 지난 주 이 말을 듣고 내 친구는 잠을 못 잤단다.

나도 몹시 흥분했다. 세상에 무슨짓을 못해 노인들이 그렇게 힘들게 꺽어온

남의 재산에 손을 댄단 말인가.

오늘 아침 고사리를 도둑 얼굴을 알아냈다고 하면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고사리 말려주려고 집 마당을 제공 한 그 집에 마침 CCTV장치가 있어

회로를 돌려보니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 거둬갔단다.

정말 말이 안 나온다.  그런데 고사리 임자는 훔쳐간 사람과

너무나 친한 사이라서 도리어 말을 못 하고 있다니…

오~

내게 이 일을 좀 맡겨주면 안될까? 좀이 쑤신다. “왜 말을 못해?”

친구에게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나.

나도 고사리 말릴 때 마당 문을 꼬옥 꼭 잠그고 말려야 하나?

우리 집 안과 밖에도 CCTV가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말려놓은 내 고사리 보따리 잘 있나 다시한번 확인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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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옛날 살던 오크베이를 다녀왔습니다.

선텐을 하는 이들과 유유히 걸어다니는 이웃 사람들과

눈 인사 나누며 잠시 모래알을 밟아보았습니다.

June 9 Oak Bay.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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