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옆집 여자 캘런이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났다.
그녀는 위탁 판매 상을 운영하고있어 나 처럼 정신없이 살고있다.
웃음을 잃지않고 언제나 크게 “하이”하며 반긴다.
나도 잠시 짬을내어 그녀와 마주서서 더운 날씨 얘기며
사업얘기등을 나누었다. 약 반년전에 경찰이 그녀의 집으로 왔고
그녀는 집 밖 멀리서 집을 지켜보고 있던 정경이 떠 오른다.
남의 사생활이라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내심 궁금하긴했었다.
캘런은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 날의 일들을 얘기한다.
“내 둘째 아들이었지요. 그 아이는 9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나쁜 약을 했어요. 아직도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어서 자기 전문분야의
라이선스를 못 따고 있지요.” 후~ 하면서 잠시 한숨을 쉰다.
“그날은 그 아이가 약을 먹었고 집에 그 아이의 사냥총이 있어서
너무 겁나서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오. 그 날 이후 밴쿠버로 독립해 나갔어요.
빅토리아에 사는 자기 형한테는 가끔씩 오는데 우리를 만나도 별로 반가워하지 않아요.”
“뭐가 문제지요?”
“그 아이는 세상을 미워해요. 아니 모든것이 부정적이고 과격해요.”
“정말 안됐네요.”
“자식이란게 뭔지… 그래도 남편과 난 늘 명랑하게 하루를 살려고 노력해요.
이 보세요. 얼마나 세상이 아름다운가요.” 하며 두 팔을 높이든다.
“암요. 그렇죠.”
“세상이 그를 가르쳐 주겠지요. 힘든 세파에 시달려 보면서 사는것을
배웠으면 해요. 그날 다행히 별 사고없었던 것이 정말 감사해요.”
하며 가슴을 쓰러 내린다.
모든 문제들이 다 힘들지만 자식의 문제는 몇 배나 더 힘들것 아닌가.
캘런과 헤어지고 집 현관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그녀의 마지막 말이 입에서 뱅그르르 돈다.
“The world will teach 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