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738 – Up Date

2013.08.13 22:56:00 (*.69.35.119)
601

삼십여년동안 알고 지내왔던 내 인생에 아주 특별한 사람과 통화하게됐다.

그 사람과의 전화 음성을 들은지 16년됐다. 처음 전화를 돌렸을 때

받지 않아 그냥 끊었는데 내 번호가 찍혀있어 바로 전화가 들어온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알기고 있었지만 그 사람은 내가 누구인지 몰라

누구냐고 묻는다. 내 이름을 말하니 깜짝 놀란다. 예전 그의 음성은

미성의 고운 음성이었지만 오늘 그의 음성은 아주 다르다.

음성도 늙는 것을 처음 느꼈다.

그동안 조금씩 변해가는 음성을 서로 들려주지 않았음의 결과라고 본다.

일 때문에 내 곁을 떠나있던 그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의 나에대한 사랑을 확인하고싶어 안달하던 사람이다.

영국 명언에 사랑은 전쟁과 같아서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는

말이있듯 그와 나의 사랑도 그랬다. 종지부를 찍기위해 십 수년의 시간이

걸렸으니.

왜?

잠시 잠시 Up Date하지 못했을까

어떻게 그처럼 오랫동안 냉혹하게 지내야만 했을까

다투는 사람을 이해못하겠다고 하던사람.

서로 이해하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해주던 사람.

심성곱고 착한 사람.

나는 지금도 늘 그를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와 침묵하고 살아간다.

위의 모든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 할 지라도

인생은 풀 수 없는 수 만가지의 일들로 얽힌다.

누구 보다도 더 열심히 건강한 생각으로 살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그 풀 수 없는 일들에서 지고 말았다.

그와의 침묵을 깨뜨리는 일이 내 마지막 숙제로 남아있다.

나는 아직도 그 침묵을 깨뜨릴 용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

행여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잠시 잠시

Up Date라도 하면서 내 생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

오늘밤은 곱고 아픈 눈물이 마구 흐른다.

Aug 13.jpg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