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병원에서 돌아왔다.
내일 새벽 다섯시에 출근해야 하기에 오늘 밤은 일찍 잠들려고
미리 아일랜드 이야기도 내 보내고 얼굴도 씻고 잠옷 입던차에
걸려온 전화. 직원이 응급실에 가야한단다. 차도 없고 도와줄
사람이 없는 직원이다.
오, 주여를 부르며 달려간 병원 응급실.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차례는
멀었나보다. 가져간 책도 눈이 아파 보지 못하고 서성이는데 직원 이름이
불려지면서 그녀는 가운을 입고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를 기다려야 하는지 속수무책 내 눈은 스르르 감겨지기 시작한다.
견디다 못해 살살 그녀가 누워있는 곳을 찾아갔더니 아직도
의사를 못 만나고 있단다. 쯧,
겨우 참고 기다려 의사를 만나물어보니 그녀가 병원문을 나설려면 아직도
몇 시간이나 더 있어야하니 새벽즈음이 될것같단다.
대기실에는 모두들 초조한 얼굴들이다.
*생후 삼 개월쯤 된 아기의 울음소리에 그 엄마도 함께운다.
*90세쯤 되어 보이는 여자분을 70세 넘어보이는 딸이 부축해서
내 옆에 앉았다. 딸도 부축을 받아야 할 판인데 엄마는 딸을
못살게 군다. 계속 일어나 걸어간다. 군소리 없이 엄마 뒤를 좇는 늙은 딸.
*수갑에 채인채로 치료받는 젊은 소녀
*얼굴에 피가 낭자한 청소년
*붕대감은 손을 붙들고 어쩔줄 몰라하며 참고있는 여인
*나이 많이 쉬어야 할 것 같은 의사 선생님의 피곤한모습.
이런 모든 일들이 매일 이 속에서 일어나고 있을텐데
의사와 간호원은 요동없이 순서대로 환자를 돌본다.
하루 병원 가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내일 특별주문한 100개의 샌드위치를 아침 7시까지 만들어야한다.
어제는 유유히 뱃놀이를 했는데 오늘은 놀랜 가슴을 쓰러담고 있다.
이게 인생이로구나. 어서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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