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여, 꾸며라, 예뻐져라, 아름다움을 위해 죽도록 노력하라.”
새벽에 일 한 댓가로 일찍 퇴근했다.
호돌이 한국식품점에 볼일있어 나간김에 화장품 하나를 사러
Bay백화점에 들렀다. Bay백화점에는 일년에 두 서너번 간다.
나이 먹으니 특별히 옷 살일도 없고 살림살이도 있는 것
쓰다 가면 된다.
에스테 라오드 제품의 립 라이너 하나가 필요했다.
백화점의 화장품 코너는 어느 디파트 보다 휘황찬란하고
요란하여 정신을 앗찔하게 만든다. 이런 유혹 때문에
여자들이 가끔은 본인 예산을 무시하고 비싼 화장품을
덥썩 사 들고 오기도 한다.
립 라이너라해야 세금포함하여 이십불도 안되니까
이런 고급 화장품 코너에서 일하는 직원으로서는 김이 빠지는
손님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 물건을 계산대 앞으로 가져가는 눈부신 여직원이 이것 저것 더 필요할
만한 것을 소개한다. 특별히 오늘은 보너스 보따리가
있는 날이라 조금 더 돈을쓰면 뭔가가 묵직하게 손에 들고 갈 수
있는가보다. 나는 보너스 보따리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유의치 않았지만 완벽한 그녀의 미모앞에 압도 당하고 말았다.
검정 쫄 바지에 역시 쫄 탑을 입었는데 옷과 몸이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서양 여자의 평균치 키보다는 약간 작지만 그녀의 얼굴은 그것을 충분히
커버 할만하다. 화장품 판매원으로 최적의 미모다.
공연히 말도 걸어보고 돈도 천천히 내면서 그녀를 더 오랫동안
쳐다보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그랬던것 같다. 아름다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거듭 느끼게 한 날이다.
“여자여 이왕 이렇게 생겼는데 뭘! 이라고 단념하는가?
남자 친구 없다고 고민 하는가?
늙어 가는데 대충 살아야지, 하면서 포기 하는가?
아픈데 귀찮다고 휘~ 휘~ 손 사래치며 사는가?”
그럴수록 입술을 붉게
머리는 살랑살랑
옷은 야시시 하게
구두는 한 단 높게
건강도 되찾게되고 시들시들 늙어가던 피부도 젊음을 유지한다.
도망가려던 애인이 “내가 눈이 멀었지.”하며 돌아오며
노랭이 남편의 주머니에서 빳빳한 종이 돈 팍팍 쏟아진다.
아~ 여자여 여우가 되라.
다시 거듭 말하노니 우리는 다 여우가 되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의 정신이 몽롱하도록 만들어보자.
*** 다행히 나는 화장품 직원 여우에게 현혹되지 않고 내것만
얌전히 사가지고 돌아왔다. 여우가 여우에게 넘어지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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