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752 – 인물 때문에

2013.08.28 23:31:5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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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30분에 언니 한테서 결려온 전화.

“얘 그집 딸이 며칠 전에 결혼 했는데 신랑이 얼마나 부자인지

신부에게 BMW사주고 시계 2만불 짜리 받았단다.”

이민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사는 한국사람들중에는 거부가 많다.

역시 미국이라는 나라는 잘만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신랑이나 그 집안이

엄청난 부자임에 틀림없다.

신부의 부모를 거슬러 올라 가 볼까?

그 얘가 벌써 시집을 갔다고하니 내가 우째 안 늙었을까 싶다.

당시 신부 엄마는 미국에서 RN간호원이었다. 언니와 같은 병원에 근무하던

미혼여성이었다. 지금이야 나이 많아 결혼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지만 신부의 엄마가 결혼 할 당시만해도 설흔 훌쩍 넘은 노처녀라

결혼이 시급했다.

그해 여름 휴가를 맞아 언니와 그 미혼이었던 신부 엄마가

캐나다 밴쿠버로 놀러왔다. 지금 남편이된 총각이 밴쿠버에 살고

있었는데 우리가 잘 아는 청년이었다. 내 엄마가 살아계실 때

두 노처녀 노총각을 소개하려할 때 언니와 나는 펄쩍 뛰었다.

두 사람 레벨이 너무 안 맞는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었다.

더우기 총각은 영주권도 없었고 특별히 내 세울 것이 없었다.

엄마는 그래도 사람일은 알 수 없다고 하시면서 일단 서로

얼굴을 보여보자는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하시면서…

노인네 말릴 수 없어 언니와 나는 안되는 일 시작한다고 끌끌거렸다.

우리가 놀랜것은 두 사람이 만나고 온 이후 처녀가 우리에게 던진 말이다.

“이 남자와 결혼 하겠어요.”

“아니, 뭐라켄노? 니 그 남자가 좋나?”

“네, 좀 찝찝한 구석이 있긴한데 그 남자의 인상이 너무좋아요.
난 우선 남자의 인물을 보아왔거든요. 이런 남자를 처음 봅니다.”

“햐, 정말 아무리 남자 잘 생겼다해도 사람이 살아가려면 직장있어야하고

대화도 서로 잘 통해야 하는데 인물 뜯어먹고 살것 아니잖나?”

언니와 나는 결혼이 안되기를 기원하며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하여 미국 엘에이에서 지금까지 잘 살아오고 있다.

딸 둘을 가졌는데 위에 결혼한 딸이 첫 딸이다.

결혼 초기에는 산다 못산다 죽는다 죽인다 난리를 쳤는데

중매한 죄로 내 엄마는  “사람 사는게 다 그런기다. 그놈이 그놈이고

별뾰죽한 놈없데이.” 하시며 신부를 달래곤 하셨다.

잘난 남자와 결혼했기 때문에 인물좋은 딸들을 낳아

오늘의 영광을 차지 했으니 그 신부 엄마의 결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 남자는 가진것 없고 좋은 학벌 없지만 인물하나 때문에 잘 살아가고 있다.

대체적으로 머리가 있으면 인물이 좀 빠지고 머리가 좋으면 인물이 조금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하나님이 내게 선택권을 준다면 어느쪽을 택해야 할지 결론

못 짓고 있다.

평범한 하루를 보냈는데 밤 늦게 오늘 쓸 거리를 제공해준

내 언니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면서 자리에 든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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