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760 – 서로돕는다

2013.09.07 22:11:47 (*.69.35.119)
660

왁자르르…

마치 장터처럼 많은 사람들이 북적 거린다.

“어서 오세요. 오랫만이네요. 반가워요.”

예정시간보다 일찍온 분들때문에 아직도 준비 덜된 빈대떡

코너는 혼비백산이다.

이른 아침 시간, 작은 교회라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

점심 시간이 되어가면서 사람들이 점점 몰려온다.

입구에서부터 복도는 온통 거라지 세일 품목이 장사진을 치고있다.

아무거나 골라잡아 1불이란다. 몇 달 모으긴 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모았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빈대떡, 해물파전, 비빔밥, 김밥, 각종 밑 반찬,

깍두기, 막김치, 포기김치, 총각김치,

식혜, 수정과, 돈까스, 돼지 머리눌림, 불고기, 갈비.

거기에 세차까지.

“칼비를 더 주셔요.” 어디 서 한국 말 갈비를 배운 듯 한

백인 손님의 애교도 한몫한다.

와, 정말 모든 것들이 근사하다.

이 작은 마을에 이 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문학회원들, 타교회에서 오신분들

지나가다 들린분들, 광고보고 온 이들이 모두 어우러져

아름다운 인간 무늬를 만들고 있다.

사람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내가 이런일 할때 네가 와 주고 또 당신이 자리펼때는 내가 가 주고.

타교회 목사님들 장바구니에 덤으로 김치 하나 덥썩 집어준다.

이곳 목회자들은 큰 도시 목사들처럼 부자가 아니다.

행사때 마다 들려 서로 격려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

시간 없어 못 온이를 위해 사가는 떡 한 봉지

가게에서 꼼짝 못하는 친구를 위해 사가는 비빔밥 한 그릇

이 모든 것 속에 인간애 가 담겨있다.

모두들 떠나고 계산대 앞에 앉아 얼마나 수익을 올렸을까

무척 궁금하다. 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여집사가 돈을 센다.

한 둘 셋 넷… 20불짜리가 두둑하다.

Gross Income이 4천 여불을 올렸단다. 물론 재료비를 빼야 하겠지만

1불에서 시작하여 이 만큼 올렸다는 것이 감사하지 않은가.

몸으로, 금전으로, 물건 가격 인하로, 기도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들러주신  모든 고객분들께 감사드린다.

포기김치 다 팔았다고 하면 될껄 매상 한 푼 더 올릴려고

선불받아 냉장고 속에 감춰둔 것 까지 다 팔아버렸다. 집에 오는 길에

호돌이에 들려 배추 4개 더 사와 살짝 담궈놓고 자리에 든다.

애고

정말 고생 만들어 한다. 나 우짜면 좋을꼬?

내 돈 생기는 것도 아닌데…

얼씨구 절씨구 그래도 내 입에서는 흥얼 흥얼 노랫 가락이 흘러나온다.

사는게 이런거 아닌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세 소녀’ 어제  완성했습니다.

이 그림은 세 번째 그린 것 입니다. 먼져 그린 두 작품은

다른 집으로 이동했는데 나는 개인 적으로 이 그림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릴 때 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지요.

Sep 7.jpg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