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767 – 용기

2013.09.22 23:30:46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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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다.

그와의 결별을 선언한지가 16년이나 되었다. 웬 세월이 이 처럼

빠르게 지나가는지. 몇 해 동안은 너무나 힘들었다.

분하고 억울하고 그래서 용서 못하고 밤마다 잠을 설쳤다.

다른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즉흥적인 결정은 결코 아니었다. 언젠가 아이들이 크면 일어날

일로 진작부터 마음먹고 있긴했었다.

두 아이의 결혼식날에도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

물론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남들에게 관대한 내가 그에게만은

야박하게 대했다. 그리고 돌아서서도 별로 미안하지 않았다.

지난 달 그의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몇 년동안 병마와

싸우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와 같은 나이 친구다.

어느 날부터 나는 그와 한번은 자리를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린 내세에도 만나지 말자.”는 말을 그에게  남기고 그와 헤어졌었다.

교회 바자회 때문에 집안 정리를 하는데 어디서 ‘툭’하며

몇 장의 사진들이 발 밑에 떨어진다. 가족이진다.

아이들이 4살 6살때 이민오기위해 찍은 사진이다.

그의 나이 삼십대 중반, 지금 우리 아이들 보다 훨씬 어린 나이다.

.지금 그 나이의 남자를 보면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들 아닌가.
그때는 왜 나는 그를 그렇게 크게 보았는지.  나 보다 무엇이든지

다 잘하는 사람으로 보아온 사람이다.

친구의 장례식에 그도 참석했다. 내가 사람들 속에 섞여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내일 점심 시간 내 줄수 있나요?”

곁에있던 친구들이 합세하여 그렇게 하는게 좋다고들 한다.

교회에서 몇 십년 알고 지내온 가족같은 친구들이다.

다음날 우리는 한 식당에 모였다. 그와 내가 마주보고 친구들이

빙 둘러 앉았다. 특별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그져 밥 한그릇 함께 먹었다.

그가 내게 말했다. “너무 야위였네…”

청청 기백넘치던 사진의 그 남자, 이제는 백발이 성성하다.

가까이보니 언제부터 그랬을까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다.

지금도 남에게 나쁜짓 못하고 착한 모습 그대로다.

내가 평소에 분통터지며 부르짖어오던 ‘착한 나쁜놈’이다.

숙제를 끝내고 패리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진듯 하다.  집 현관문을 따고 들어오면서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온다.  “인생은 다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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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그리던 것 조금 정리했습니다.

너무 욕심을 부려 항아리를 망쳤어요. 무엇이든지 적당할 때

손을 놓아야 합니다. 시간과 물감 낭비…

Sep 22 .jpg

작은 타일 3″ x 3″ (2개)

Sep 22 C.jpg

기억 나시지요?

얼른보면 별로 변한것이 없는 것 같지만

여러군데 색깔 Update되었습니다.

Sep 22 Sunflow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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