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샵이 바쁘다. 비가 안 오는날은 모두들 나와 샤핑도가고
점심도 사먹고들 한다.
아침일찍 남자 손님이 카운터 앞에 Full Long Sandwich 두개를
올려 놓으면서 하나는 자기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 것이라고 한다.
나는 바빠서 그져 카운터에 눈을 고정하고 있다가 남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
“어머머… 사람 죽이네 너무 잘 생겼잖아”
그는 양쪽 볼에 보조개가 쏘옥 들어갔는데 웃는 모습이
가히 내 숨통을 잠시 멈출 할 만하다. 맨날 사람들 한테는
“나는 남자 얼굴 안 봐요.” 하면서도 핸섬한 남자를 보면
넋을 잃는 일은 또 무엇인고. 나의 이중성이 여기서 탄로난다.
여자도 남자를 보면 그러는데 남자들이야 오죽할까?
아이가 몇 이냐고 물으니 자기는 딸 하나 밖에 없다고 한다.나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당신 딸이 아버지를 닮았으면
얼마나 예쁠까요? 글쵸 맞죠?”라 물었다.
그가 잠시 머뭇 거리더니
“아~ 내 딸요. 맞아요 예뻐요 마치 당신 처럼요.”
“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요.”
“아뇨 진짜루요 꼭 당신 처럼 예쁘다니까요.”
우린 서로 아니요 기요 하면서 까르르 웃어댔다.
떠나 가면서도 다시 뒤 돌아보며 손을 흔들어
주던 그 남자 때문에 장장 13시간의 근무를
단 한 시간 처럼 보낼 수 있었다. 흠 흠 흠
여자도 핸섬한 남자를 보면 정신이 아득한데
남자들이야 오죽할까 싶다.
“어쩐지 아침에 화장빨이 잘 받는다고 생각했다.”는
둥 엉뚱한 설레임을 갖다붙이는 엘리샤는
분첩을 꺼내서 검은 점을 다독인다.
으 흐 흐 흐…
걍 하는 소리에도 하루 잠깐 착각하고픈 이 마음을
가히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이 들면서 이런 말 듣기 여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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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