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790 – 사람 사는 맛

2013.10.20 22:57:55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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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제목을 ‘사람 사는 맛’으로 하고보니 언뜻 듣기에 나의 하루가

맛있는 나날인 것 같다. 허나 오늘은 정 반대다.

주일에도 잠시 샵에나가 필요한 것들 혹은 미비한 청소들을 하는데

12시에 시작되는 직원이 한 시간 늦는다고 연락이왔다.

한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더니 15분 후에 헐레벌떡 들어온다.

우리가 된장찌개를 지겨워하지 않듯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지 손님은 장사진을 친다.  늦게온 그녀를 나무랄 시간도 없을만큼.

두어시간 지나 손님 줄이 그친 후 그 직원과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팔이 불에 데었다고 한달 동안 붕대를 감고 다니던 그녀다.

오늘 붕대를 푼 팔을보니 덴 자국이 아니고 칼 자국 흉터다.

이게 웬 일이냐고 물었더니 울면서 ‘자실시도’였다고 고백한다.

아버지가 마약을 즐기고 있는 불행한 가정이다.

한 두 마디 위로의 말을 해 주었지만 이런일이 다시 일어나면
직장 해고라는 경고장에 사인을 하게했다.

몸도 마음도 아직 힘든지 그나마 또 일찍 퇴근하는 그녀.

그 몫을 몽땅 메니져가 져야한다. 마감까지 나와함께 근무하던

다른 직원이 차마 나를 그냥 두고 가기가 안됐는지 자기 시간이

지났는데도 도와준다. 마지막 손님이 “쩌렁~~” 하면서 넣고가는

팁이 4불75불이다. 패스트 푸드에 와서 팁을 이렇게 많이 넣고

가는 사람은 드물다. “와 와, 대박이다.” 손님께 감사한 마음을

한껏 전해주었다. 그녀와 내가 일 하면서 들어온 팁이 8불을 넘는다.

“This is our tip”

“No, it’s all for you.”

어찌 직원들 팁에 손 댈 수 있으랴. 벼룩이 간을 빼 먹는게 낫지…

“네가 나를 돕는다고 15분 더 지체했는데 그 사이에  이렇게

큰 팁이 들어오잖니? 세상에 공짜는 없는가보다 얘.”

그녀가 싱글벙글 거리며 떠나고도 한 시간 더 정리하고 돌아왔다.

오늘처럼 울고, 상처받고, 먹기위해 일하고, 사먹어로 들어오고,

돈 들어오면 기뻐 웃고 일이 힘들면 우울해 지기도 한다.

이 모든 일들이 ‘사람 사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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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0 가족.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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