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일터에서 늦게까지 하는일이 제법 많다. 샵 구석구석 잘못된 부분을
잘 살펴보아야하는데 어제 밤에는 부엌 내부 벽과 작은 선반등을
페인트 칠했다. 일일이 비누로 닦는 것 보다 산뜻하게 칠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샵 문을 닫고 직원들이 다 퇴근 한 10시이후 나의
밤 일이 시작되었다.
뿐만 아니라 Walking cooler 문앞에 입이 벌려져있는 커다란 고무판도
두꺼운 풀로 입을 막아주고 두어군데 더 접착할 곳이 있어 손을 보았다.
마지막 떠나는 직원이 사진을 찍어주면서 내가 점점 더 신데렐라가
되어가고 있다며 농담을 던진다. 그런것 같다. 내 친구는 샵 둘 할때보다
하나 맡고있는 지금이 더 바쁜것 같다면서 월급은 싹둑 잘려 나갔는데
우짠 일인고하며 걱정한다. 흐 흐 흐 걱정할 것이 무엇인고
이나라에서 과외일하면 그만큼 더 받는 것인데 공짜가 어디있나.
돈을 더 안 받고 쉬고 싶어도 나는 그럴 수 없다. 이 샵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기때문에 자잔한 일까지도 머리에 두고있어야 한다.
낮에 바쁜 시간에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 드링크 중간사이즈 컵 홀더가
쑥 빠져나갔다. 직원이 절절 매면서 종이 컵을 따로두고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고 있다. 우짤꼬? 남자들이 있을때는 그런 것 쯤이야
손쉽게 고칠 수 있건만. 직원이 또 나를 쳐다본다. 흠.
가만있자 큰 기계들은 당장 사람을 불러야 하겠지만 작은 것들은
내가 해결할 수 밖에 없구나. 다른 사이즈 컴 홀더를 자세히 관찰해 보니
대강 감이 잡힌다. 요리조리 끼어 맞춰서 본 모양대로 손을 탁 치니 제 위치로
쏘옥 들어간다. 염려하던 직원이 “wow wow, you are handyman now”하며 손뼉친다.
남자도 부엌에서 아내를 돕고 아이를 기르듯이 여자도 닥치면 다 남자일을
할 수 있다. 안하려고 마음먹던지 안 하고 싶어서 못하는 것이다.
여자일 남자일 따로없다.
단 하나, 남자가 죽어도 못하는 일인 아이 낳는 것 빼고는.
흠 흠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