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806 – 그들이 있었기에

2013.11.08 22:39:5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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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손님 어깨에 세개의 파피가 꽃혀있다. 보통 하나씩인데

이분은 왜 세개일까싶어 궁금증이나서 손님에게 물었다.

“아, 이거요.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달고있는 대중적인 파피구요.

두 개는 우리 삼촌들 것입니다.” “녜? 삼촌들요?”

“네 우리 삼촌 두 분이 이십대 초반에 전쟁에 나가 다 전사했죠.

해마다 현충일이 돌아오면 나는 삼촌들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세개를

달고 다닙니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자유스럽게

살고 있잖아요. 아무 죄 없이 전쟁에 뽑혀나가 전사한 삼촌들이

너무 불쌍해요. 우린 그 덕을 보고 살아가고 있으니 너무 감사하지요.”

“오, 그렇군요.”

특별한 분이라 사진한장 찍어도 되냐고하니 흔쾌히 허락한다.

“내 머리가 사진 찍어도 되는지…” 하면서 머리를 매만진다. 여자들은

다 그렇다. 외모라는게  다른 사람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자신만

언제나 불안하다.

나도 해마다 하듯 금년에도 1불 도네션하고 파피 하나를 달고 다니고 있지만

진정 국가와 민족을위해 전사한 분들에게 깊이 고마워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음을 고백한다.

손님은 환하게 웃으며 “그들이 있어서 우리가 평안히 살고 있습니다.”를

다시 힘주어 말하면서 샵 문을 열고 나간다. 이 세상에 나와 한번 잘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어간 영혼들의 넋을위해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져본다.

이런 기념일로 사람들은 연휴를 맞이하니 그분들에게 좀 죄송하기도 하다.

Nov 8 Rememberance Day.jpg

오늘 닭 한마리 올립니다.

10″ x 10″ Oil on Canvas

Nov 8 Chicke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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