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817 – 미학이 문학을 이겼다

2013.11.19 22:41:4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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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모여 진지하게 공부를 마친 후 였다.

아일랜드 이야기 815번에 내 점 빠진 얘기를 기억하는 어느 문우가

“오~ 정말 점이 없어 졌네요.” 한다.

내 얼굴의 지도를 나도 가끔씩 잊고 사는데 기억력 좋은 그 분이

알아맞춘다. 너도 나도 화제가 여자의 모양새로 바뀌기 시작한다.

어느 회원이 자신의 팔뚝에 두껍게 붙어있던 지방이 맛사지를 한 후

눈에 띄게 가벼워 졌다면서 본인의 팔뚝사진인 Before / After를 보여준다.

이어 하는 말이 이 맛사지를 몇 번하면 뱃살도 팍팍 줄어 든다고 한다.

잠시 꾸벅 조는 듯 하던 회원이 ‘뱃살 축소’ 소리에 잠이 다 달아나는지

몸을 고추세운다. “다~ 다시 말해봐요. 뭐라구요? 정말 인가요?”

몸매 좋기로 빅토리아에서 소문난 그 회원은 일 량이 많아서

운동을 몇 달 못 다닌고로 요즈음 약간 볼륨이 생겨서 본래의 모습을 찾고 싶단다.

날씬 한 다른 회원도 귀가 솔깃 하는 마찬가지다.

“나는 무슨 제품을 쓰고있다.”

“당신은 눈썹 문신을 해야 될 것 같다.”

“당신은 목 주름만 없으면 아주 더 젊어 보일 것 같다.”

흠 흠 흠

문학 얘기를 하던 시간보다 무려 세 배나 더 얼굴과 몸매 얘기를 하고

떠난 그들. 우짤꼬? 하기사 남자들이 골이 꽉 찬 여자보다 골은 비어도

얼굴 예쁜 여자를 선호하니 어쩔 수 없이 다듬어야 하나보다.

피부는 화사하게, 뱃살은 쏘옥 들어가고, 팔뚝은 탄력있게,

눈썹은 찐하고, 목 주름은 대리미로 싸악 눌러주고.

그들이 떠난 후 밤 한 시 쯤이었나보다. 잠 잘 생각은 안 하고 계란 껍질

맛사지를 개어 내 얼굴에 붙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제 밤 만 이었으면

그래도 괜 찮았겠는데 오늘 밤에도 나는 맛사지를 하고 있다.

미학이 문학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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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딸과함께 머드 팩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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