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만한 타일들을 박스에 넣기전에 유액이 덜 간곳이 없나
이리 저리 점검한다. 눈꼽 만큼이라도 덜 칠한 곳을 발견하면
다시 붓을들어 유액을 바른다. 이렇게 하기를 종일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덜렁덜렁한 성격인줄 할고 뭐 든지 대강
하는 줄 안다. 나는 그와 반대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상당히 꼼꼼하다.
점 하나가 주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종일 층계를 오르락 내리락해서
다리마져 뻐근하다. 먹고살기위한 돈을 벌기위함이라면 나가서 노동하는편이
훨씬 낫다. 이렇게 밤이 맞도록 오버타임까지 하면 아무리 저 임금이라
할 지라도 제법 두둑하게 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상자에 작품들을 곱게 싸 넣으면서 팔려 나갈 자식들 생각에 마음이 짠 하다.
물론 다 시집 장가 가기를 소원한다. 그러면서도 유독 아끼는
작품은 다시 사진을 찍어 놓는다. 혹자는 그런것은 아예 내 놓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누구에게라도 가서 사랑받고 좋은 에너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팔려나가 아쉬운 작품들도 해가 지나고나면 조금씩
정도 멀어진다. 사람이나 물건이나 함께 동거해야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다.
내일 저녁 크고 작은 그림 35점과 40여개의 작은 타일 그림이 전시된다.
나는 최선을 다 할 뿐이고 결과는 하늘에 맏긴다.
한 작품 한 작품속에 묻어있는 나의 숨결, 갓 난 아기를 씻기듯
고이 만든 것들이 어느 곳에 가서라도
곱다고
시원하다고
근사하다고
영감있다고 칭찬받는 나의 분신들이기를 기도 드리며 자리에 든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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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수정되어 사인된 그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