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823 – 서로 의지해야 산다

2013.11.30 23:41:30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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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가슴에 달려있는 무거운 것들이 있다.

모두 다 말은 안 해도 그런 것 같다. 내게도 명치끝이 얼얼한 그런 것들이

수시로 들락 거린다. 어느것은 쏘옥 빠져 나갔으면 좋으련만 아주 고약하게

달라붙어있다. 그런데 이것들이 순간순간 괴로움을 주다가도

마음을 강하게 먹고 살다보면 좀 견딜만 하다.

요 며칠 사이에 기도 부탁을 몇 사람으로 부터 받았다. 내가 그들에게

기도 부탁을 하려는데 한발 앞서 부탁한다. 이럴때  “서로 기도 해 줍시다.”며

약한 부분들을 서로 나누게된다.

옛말에 돈 걱정이 가장 약한 거라고 한다. 내가 돈에 쪼들릴때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을 미워했다. 자기네가 있으니까 그렇지 나 처럼 궁색해보면

어디 감히 그런 소리를 입 밖으로 낼 수 있는지 얄밉기까지 했다.

아이들에게 돈 나갈 일 없고 나도 이제는 조금 벌어도 먹고 살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 걱정 거리가 없냐면 그렇지 않다.

돈 걱정이 없어지면 돈으로 해결 할 수 없는 것들이 다가온다.

인생은 이래저래 걱정과 근심 스트레스를 받다가 가는가 보다.

걱정도 혼자 종일 하다보면 새끼를 친다. 그 새끼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 머리가 빙빙 돌기도 한다. 그러다 남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나면

“아~ 그래도 내 근심은 조금이구먼.”이라며 위로 받곤한다.

즐거움도 나누고

걱정 근심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이웃,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일이다.

종일 일 하고 밤 10시 반에 퇴근하여 내 방으로 들어와보니

전기 스토브가 나를 반긴다. 집 전체가 훈훈 한데도 공연히 스토브롤

켠다. 집에 사람 없으니 이 스토브라도 의지하려는가보다.

“사람이면 더 좋겠지만 아무 거라도 의지하면 어떠랴.” 면서

혼자 힘 없이 웃어본다.

Nov 30 Hotel 30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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