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거울속에 할머니 한 사람이 왔다갔다 한다.
흑
가만히 살펴보니 나와 많이 닮았다. 되도록이면 거울을 빨리 피한다.
머리에 검은물을 미쳐 들이지 못했을 때는 더욱 더 할머니답니다.
날씨 좋은 날 화장기 없는 얼굴을 거울로 들여다보면 “아~ ,”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가슴속에서 들려온다.
신은 왜 우리를 늙어가게 만들었을까
나이 먹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육체적 변화는 한 30~40대로 머물고 나이만
먹을 수 없을까? 내 나이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소리를 한다.
등산도 인생도 오름이 힘들지만 내리막 길은 더욱더 힘든 것 처럼
삶의 끝자락 잘 내려가기위해 늙음의 지혜가 당연 필요하다.
어느 작가는 늙음의 미학에서
“늙음은 신의 품에 다가가는 아름다운 구속,
자유속에 늙어가는 즐거움을 그대는 아는가?”라 말하고 있다.
오늘 밤에도 얼굴 당기는 맛사지를 하고있다. 늙음의 속도를
줄이기위해 애써본다. 더 비우고 버려 여백의 공간을 만들며
신의 품에 안길때도 고운 모습이고 싶다.
거울속의 할머니가 내게 말하고 있다.
“괜찮아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