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십 칠년 전 밴쿠버 한국일보에서 일 할 때다.
어느날 신문사를 비난하는 e-mail이 하나 들어왔다.
메일을 보낸 사람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분이 내게 자기가 메일을
넣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내게 메일 들어온 얘기를
하면서 무명으로 들어온 메일이지만 누가 보냈는지 짐작이 간다고 한다.
자기가 메일 보낸사람과 설왕설레하는 것 보다 침묵하겠단다.
이어 하는 말이 “사람이 살면서 어찌 할 말을 다 하고 살겠어요.”라며
하던일을 계속했다.
오래 전에 들었지만 그분의 말이 맞는것 같다.
사람이 살다보면 가끔은 억울할 때가 있다. 상대가 내 마음을 몰라줄 때처럼
기막힐 때도 없다. 그렇다고 일일이 그때마다 따지고 든다면 이 세상이
너무나 시끄럽지 않을까.
“할 말 다 못하고 산다.”
그날 그 한마디가 나를 조금 더 성장시켜 주지 않았나 싶다.